새벽의 괴담이야기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의 이야기. 이전에 살고 있던 마을 어귀에는 흉가가 한 채 있었다. 2층 아파트 같은 건물로, 콘크리트 벽이 너덜너덜해졌을 정도로 오래된 곳이었다. 유리도 대개 금이 가 있고, 회칠도 군데군데 벗겨져 그야말로 흉가라 할 만한 곳이었다. 근처 마을 사람들도 그 흉험한 모습에 낮에도 가까이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담력 시험의 일환으로 그 흉가에 갔다 와야만 했다. 조금 꺼림칙했지만 당시 시간이 한낮이었기에 나와 친구는 건물 2층까지 올라가 내부를 탐색해 보기로 했다. 외부나 1층에는 그다지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러다 2층에 올라가 복도를 둘러보던 중, 2층 방문 중 하나에 글귀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친구와 같이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 봤더니, 문에는 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Y 씨는 버스 뒷좌석에 우산 하나가 놓인 것을 보았다. 방금 전에 그곳에 있던 여자가 도중에 비가 멈춰 버렸기 때문에 잊고 가 버린 것이었다. 어디서 내렸는지까지 봐 버린 Y 씨는 여성의 집까지 따라가 우산을 갖다 주기로 했다. 여자의 방 앞에 도착한 Y 씨는 초인종을 울렸다. 그러나, 방금 전의 여자는 나오지 않았다. 커튼으로 창이 가려져 있었지만,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Y 씨는 문의 엿보기 구멍을 통해서 방안을 보려고 했다. 역시, 바깥쪽으로부터는 잘 보이지 않고, 그저 방 안 전체가 온통 붉은색을 하고 있다는 것밖에 확인할 수 없었다. '악취미인 방이다...' 라고 생각한 Y 씨는 우산을 문 손잡이에 걸어 두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귀가 도중, ..
옛날 옛적, 산속 어느 마을에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았다. 모두가 근심하던 중, 한 기우사가 마을에 방문했다. 기우사는 마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걸 준다면 당장에라도 비를 내리게 하겠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당신을 죽이겠다.' 라는 조건으로 기우사에게 부탁했다. 기우사는 하늘을 향해 기도를 시작했다. 사실 기우사는 이웃 마을에 비가 내린 것을 알고 비를 예상하고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기우사의 예상과 달리 비는 내리지 않았다. '내리지 않으면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기우사는 필사적으로 3박 4일을 계속 빌었다. 결국 비는 내리지 않았고,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기우사를 생매장했다. 그날 밤, 큰 비가 내렸다. 마을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면서도 생매장한 기우사를 불쌍하게 생각..
뉴스를 보고 있는데 친구 집이 나왔다. 뭔 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벽 안에서 소녀의 시체가 나왔다고 한다. 당장 친구한테 전화해서 사정을 물어봤다. 친구는 이미 이사해서 그 집에서 살지 않는다고 했다. "네가 살던 그 집 벽 안에서 시체가 나왔다던데." "진짜?" "집 주인이 리폼하려고 했는데 찾았다더라." "우와... 무섭네..." "무섭지. 죽여서 벽에 묻는다니, 제정신으로 할 짓이 못 돼." "아니, 그 애도 불쌍하지만 나도 아무렇지 않게 그 집에서 생활했으니까." "것도 그러네." "그게 무섭다고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확실히 자기 집에 시체가 묻혀 있었다니 오싹한 이야기다. 이 녀석도 잠자리가 뒤숭숭하겠구먼... 더보기 해석 '벽 안에서 시체가 나왔다'라는 정보만 들은 친구가 '그 애도 ..
당시 고3이었던 저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에 집 분위기도 안 좋은 상황이어서 유난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집에 일찍 가지 않고,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날도 독서실에 갔었습니다. 유난히 공부가 잘되어서 정해 놓은 분량을 일찍 마치고 한 시간 정도 쉴 겸, 독서실 봉고차로 먼저 내려갔습니다. 다니던 독서실은 봉고차를 운행했는데 새벽 1시에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1시까지 공부했지만, 그날은 봉고차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좀 쉬려고 했던 것입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으려고 가방을 뒤적이는데... 똑- 똑- 봉고차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어떤 할머니께서 봉고차 안을 보고 계신 것이 보였습니다.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는데 할머니는 아랑곳..
양팔이 골절되서 입원을 했다. 하루 종일 침대에 얽매이고 있어서 처음에는 심심했지만 2인실이라 옆 환자와 저절로 친해지게 되었다. 매일 가족, 취미 그리고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는 최근에 대수술을 끝낸 것 같았고 한쪽 팔이 없었다. 참혹한 광경이었지만 그는 밝은 성격이었기 때문에 병실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입원 생활도 마침내 오늘로 마지막이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오자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인사라도 하려고 옆 침대로 갔다, 자고 있는 것 같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포를 쓰고 있다. 숨소리 조차 나지 않는다. 말을 건네는 게 오히려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가 오랜만에 이렇게 푹 자는 건 처음보는 일이다. 밝은 성격이었지만 상처의 고통으로 매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런 작..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했다. 2년 간 사귄 여자친구와 함께 타임캡슐을 고등학교 뒤에 있는 큰 소나무 아래에 묻었다. 나중에 결혼하게 되었을 때 꺼내자고 약속했다. 타임캡슐에 뭘 넣었는지는 서로 비밀, 만약 결혼하지 않게 되면 그대로 두기로 했다. 1년 후, 여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10년 후, 대학시절에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게 되었다. 나는 약혼자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이야기 했다. 그녀는 전 여자친구의 몫까지 행복해지자며 타임캡슐을 대신 꺼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지만 그녀의 생각을 자신이 이어가고 싶다며 약혼자는 고집을 피웠다. 아마 전 여자친구에 대한 질투도 있었을 것이다. 결혼식 며칠 전 휴일 고향으로 돌아가 타임캡슐을 꺼냈다. 내 타임캡슐에 들어있던 건 전 여자..
그날따라 지하철엔 사람으로 붐볐다. "아.. 이러다가 수업에 늦겠는걸.." 대학생 A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빨리 안오나 주위를 둘러보던 A는 한 중년 남자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헤메는 모습을 보았다. "저.. 실례가 안된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A는 남자 대신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고 길도 헤쳐나가주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지 않으셔도 됐는데.." "아니에요. 그저 전 할 일을 한 것 뿐인데요 뭘" 그 순간 중년 남자가 A에게 말했다. "저, 학생에게만 특별히 말해주는 건데요 내일 X시엔 지하철을 타지 않는게 좋아요" 꺼림직 했지만 A는 대충 알았다고 한 뒤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갔다. 다음날 어김없이 지하철을 타러 가려고 했던 A는 어..
일요일 점심때까지 자고 있던 난 멍한 채 거실로 향했다. 똑 똑 똑 부엌칼 소리 부엌에서 아내가 점심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tv를 켜면서 휴대전화를 보니 그저께 아내한텐 비밀로 간 다과회에서 번호를 따낸 여성에게서 부재중 전화 1통이 와있었다. 잠옷 호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부엌을 가로질러 화장실로 급히 들어갔다. 작은 목소리로 그 여성과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통화 중 대기 신호가 울렸다. 아내였다. 몰래 전화하다 들켜 버렸다는 생각에 당황해서 바로 전화를 받으니.. "여보세요. 지금 일어났어? ㅇㅇ(딸의 이름)이 클럽 활동하다 다친 것 같아서 지금 마중나가니까 점심은 냉장고에 둔 거 데워 먹어" 라고 들려왔다.. 전화 저 편에서 차안의 라디오 소리도 들렸다. 전화를 끊지 않고 화장실 문..
한 여자가 밤에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남자 2명이 쫓아오는 것이었다. 여자는 조금만 있으면 골목길로 들어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너무 무서워서 빨리 걷도 있는데 한 남자가 "여자가 밤에 혼자다니면 안되요" 라고 하면서 같이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였다. 남자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여자는 남자와 같이 가고 집으로 들어갔다 남자가 잘가나 하고 대문 밑으로 봤는데 그 데려다 준 남자가 대문 밑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결혼한 지 어느덧 2년째..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주말에는 쉰다. 빨래나 청소 같은 건 언제나 미뤄뒀다가 토, 일요일이 되면 한꺼번에 해왔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내키질 않아서 그냥 멍하니 있다가 잠깐 낮잠을 잤다. 남편도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 그다지 신경 안 쓰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때쯤이었나.. 인터폰이 울려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30~40대 정도로 보이는 낯선 여성이 서있었다. 뭔가 돈을 받으러 온 걸까? 아니면 남편을 만나러? 남편이 일어나질 않아서 확인할 수도 없는 데다가 나도 잠옷 바람으로 단정치 못한 모습이라서 응답하지 않고 조용하게 사람이 없는 척하고 있으니 또각또각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3분 뒤 다시 인터폰이 울렸다. 같은 여성이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이었다.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 벨이 울렸다. 밤에 우리 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죄..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느낌으로는 40대 정도.. 묘하게 벌벌 떠는 느낌이 이상했다. "누구세요? 혹시 엄마 아시는 분이세요?" "모.. 모릅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 길을 잃어버려서.. 그래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엄마가 인터폰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누굴까 하고 현관 옆 창문으로 봤다. 창문 너머로 본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40대였는데 밝게 ..
독신 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가 사는 곳은 평범한 아파트지만 이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커튼의 형태나 쓰레기통 위치 같은게 미묘하게 변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최근 들어 다른 누군가의 시선까지 느껴지는 나날 이에 기분이 나빠진 남자는 친구에게 이 일에 대한 상담을 했다 남자: 혹시 스토커일까? 경찰 신고가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실제 피해가 없으면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던데.. 친구: 캠코더 촬영 같은 걸 해보면 어때? 만약 진짜 스토커가 있으면 증거품이 될 테니 경찰도 납득할 거야 친구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과 비디오카메라를 빌려 주기까지 했다 이에 힘입어 남자는 바로 캠코더 카메라를 설치했다 다음날 아침 나가기 전 녹화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409 나갔다 돌아..
어느 수박 농가에서 상습적으로 밭에 몰래 들어와 수박 서리를 하는 놈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좋은 대책이 없을까 궁리를 한 끝에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간판을 만들어 수박밭에 세워두었다 '경고! 이 밭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수박이 1개 있다' 그 다음날 농부가 밭에 나와 수박을 확인하니 하나도 없어진 것 업싱 모두 무사했다 가만, 간판 아래쪽에 한구절이 덧붙여져 있었다 '지금은 2개'
옛날 어느 일본 시골 마을에 마도카 라는 어린 소녀가 행방불명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나갔던 마도카는 어머니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없어진 것이다 소녀 근처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은 "어? 마도카는 방금 전까지 나랑 모래 장난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내가 미끄럼틀 타자고 했는데 모래밭에서 논다고 나는 혼자 미끄럼틀 타러 갔는데" 등으로 말했다 마도카의 부모님은 마도카를 찾다가 저녁쯤 돼서야 경찰에 신고하였다 시골마을이었기 때문에 경찰들의 대응이 조금 늦었다 다음날 각지에 검문이 마쳐졌다 그러나 수사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마침내 1년이 다달랐을 때... 경찰은 마도카가 죽은 걸로 사건을 종결했다 마도카의 부모님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행방불명자나 ..
노인과 남자가 있었다 노인이 남자에게 말했다 "자네 나랑 게임 하나 하지 않겠나..?" 노인이 말한 게임은 다음과 같다 앞에 상자가 하나 있는데 그 상자는 맨손으로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열리지 않는다 대신 그 옆에 도끼 같은 공구가 몇 개 있었다 남자는 생각했다 돈은 바로 앞에 있고 자신은 하나도 손해 볼 게 없는 매혹적인 게임이었다 "좋죠, 한번 해보죠" 노인은 말했다 "대신 이 상자 앞으로 오는 동안 여러가지 난관이 있을거네 5만엔만 낸다면 상금 바로 앞에서 시작하게 해주지" 남자는 좋다고 웃는 얼굴로 5만엔을 내놓았다 게임이 시작되자 남자의 눈앞에 상금이 있었다 더보기 해석 남자는 상자 속에 갇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자는 목이 잘려 돈과 함께 들어간 것이다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우리들은 모여서 다 같이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사진을 인화하고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이상한 것이 비쳤다 장롱 안에 새하얗고 새빨간 눈을 가진 여자가 우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들은 너무 무서워서 영능력자를 찾아 이 사진을 보여주며 감정 받기를 하였다 영능력자는 말했다 "이건 영기가 느껴지지 않군요, 이건 심령사진이 아닙니다" "에이 뭐야 깜짝 놀랐자나, 난 또 귀신 인줄 알았네" 더보기 해석 영능력자는 심령사진이 아니라고 했다... 즉 실제로 새하얀 얼굴과 새빨간 눈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뜻...
학교에서 돌아온 유미 한여름 뙤약볕의 시골길을 한참 걸었더니 무척 목이 말라 집에 오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보리차를 마시려고 보니 부엌 한쪽 구석의 공간에... 엄마의 시체가 놓여있었다 깜짝 놀라 컵을 떨어뜨리며 비명을 지르려던 순간 옆방에서 아빠가 걸어 나왔다 "유미? 침착하고 잘 듣거라 엄마가 바람을 피웠단다 너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따라서 나가려고 했어 그래서 싸우다가.. 아빠가 그만 엄마를 죽여버리고 말았단다" 하며 울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그 도를 넘은 충격적인 상황에 유미는 침착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교도소에 보냈다가는 친척도 없는 유미 자신은 고아원에 맡겨질 것이 분명했다 유미는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다 아버지를 경찰에 보내지 않기로... 이대로 둘이 함께 살..
대학생 A양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A양은 오후에는 학교에 나가기 때문에 새벽에 아르바이트를 했다 A양은 평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시계를 뵌 어느덧 새벽 2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집에 갈 채비를 마친 A양은 교대할 다른 알바생 B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졸음을 참고 있는 A양의 휴대폰이 울렸다 [누가 날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조금 늦을 것 같아 미안해] 문자를 학인한 A양은 B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B군 지금 어디야?" "나 지금 편의점, 근처야 늦어서 미안해, 걱정하지 말고" "알겠어, 조심해서 와" 전화를 끊은 A양은 B군이 걱정되어 자꾸만 문밖을 바라봤다 그때 저 멀리서 B군의 모습이 조그맣게 보였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B..
어느 오후 작은 새가 지저귀는 숲속을 한 명의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엄마 어디에 있는 거야?" 외치는 소녀... 하지만 대답은 없다 그러던 중 어떤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군요! 여기에 있군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중간이 끊어져 있는 일기장 하나뿐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불쑥 놓여져 있다 소녀는 살그머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5월 16일 내일은 즐거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매우 즐거워 5월 17일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5월 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씨에게 선물을 잔뜩 받았다 그렇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 어디에 둔 거지? 9월 33일 시계의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12월 65일 오늘이군..
어느 부부가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그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부터 계속 도리도리 고개를 흔드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부부는 스님을 찾아가 이유를 물었더니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도리질을 멈출 때까지 억지로 멈추게 하지 말 것" 이라고 당부하였다 아이는 어느덧 돌을 맞았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관에 갔는데, 아이가 계속 고개를 흔들어서 선명하게 나올 수가 없었다 엄마는 멈추게 하고 싶었으나 스님의 말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엄마가 잠깐 아이에게서 눈을 뗀 사이에 사진관 주인이 아이 머리를 못 흔들게 하였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에 아이의 머리는 두 동강이 났다 엄마는 울면서 아이의 장례를 치렀고 마지막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자 사진을 뽑았다 그런데 엄마는 까무러..
크리스마스 날, 톰은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3개의 선물 상자가 있었다 그리고 창문 밖에서 산타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톰은 그런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산타를 보며 조금 기분이 이상했지만 우선 첫 번째 선물을 열어보았다 선물 상자 안에서 긴 바지가 나왔다 톰은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음 상자를 손에 들었다 산타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있었다 두 번째 상자를 열자 축구공이 나왔다 톰은 더욱더 기분이 나빠졌지만 꾹 참고 제일 큰 마지막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서 자전거가 나왔다 산타는 아예 눈 밭을 구르면서 웃고 있었다 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더보기 해석 아이는 두 다리가 없었다 3가지 선물 모두 다리가 필..
아이는 개구쟁이였다 높은 데서 뛰어내리기, 장난을 치다가 친구들과 싸우기, 위험한 장난치기 등을 일삼았다 그래서 아이의 몸에는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팔이 부러지기도 하고 그저 약간의 찰과상만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아이는 유난히 어린이보험에 많이 가입되어 있었다 그날 아이는 새로운 놀이를 찾았다 그건 바로 세탁기 장난 아이는 세탁기 안에 들어간 후 친구에게 세탁기를 가동해 달라고 하였다 세탁기가 가동된 후 친구는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미지근한 물이 점점 차오르고 세탁기 통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아이는 점점 어지러워했다 물이 콧속에서 맴돌이를 하다 뱃속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번 세탁 때 다 사용되지 않은 세제 찌꺼기들이 물에 녹아 나왔다 이 ..
어느 평범한 집에 한 가정집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엄마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동생이 자다가 꿈을 꾸었다 꿈에서 동생은 엄마와 함께 길을 걷는데 갑자기 저승사자가 나타나서는 엄마를 데려가려 하였다 엄마는 눈에 초점 없이 저승사자를 그대로 따라가려 했고 동생은 이대로 엄마를 잡지 못하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울부짖으며 엄마를 잡으려 애를 썼다 하지만 결국 엄마를 잡지 못하고 꿈에서 깨고 말았다 동생은 눈물을 흘리며 바로 오빠 방에 가서 오빠를 깨웠다 "오빠.. 내가 꿈에서.. 저승사자한테 끌려가는 엄마를 못 잡았어.." 동생은 더 크게 울었다 그러자 오빠가 동생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하는 말이 "괜찮아 내가 붙잡았어" 더보기 해석 오빠도 동생과 똑같은 꿈을 꾸었고 동생이 잡지 못한 엄마..
어느 여름날 젊은 남자가 해변에 놀러 가서 매력적인 여자를 발견했다 어찌된 일인지 그녀가 남자에게 먼저 접근해 왔다 남자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에게 같이 놀자며 작업을 걸었고 그녀도 싫지 않은지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결국 그날 두 명은 곧 호텔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남자가 눈을 뜨자 이미 여자의 모습은 없었다 남자는 호텔 안을 싹 둘러보았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도 없었고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진 것도 없었다 남자는 어제의 그녀의 모습과 간밤에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너무 심각한 관계가 될 것을 우려해 그냥 먼저 돌아간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남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남자는 곧 얼굴이 하얗게 질리게 되었다 세면대 거울에는 새빨간 립스틱으로..
금요일 밤, 고단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오늘도 거래처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심란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미국에 있다 나는 기러기 아빠다 심란한 마음으로 무작정 길을 걷고 있었다 걸으면서 문득 옆을 보니 노인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남자 앞에 있는 책상에는 점이라는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점쟁이 같다 남자는 호기심에 점을 보기로 했다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음... 저 말고 형 운세를 봐주실래요?" 점쟁이는 형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봤다 남자는 자신의 이름과 5년 후의 나이를 대답했다 사실 남자에겐 형이 없다 심란한 마음에 점쟁이에게 대신 화풀이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00씨..? 음..." 점쟁이는 점을 치기 시작했는데..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청년 병사는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내일 돌아가는데 달리 갈 데가 없는 친구를 데려가고 싶어 집에서 같이 살아도 괜찮을까?"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기뻐하던 부모는 "물론!" 이라고 울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한 가지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걔는 지뢰를 밟아서 말이야.. 한쪽 팔이랑 한쪽 다리를 잃어버렸어.. 하지만 나는 걔를 집에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그 말에 부모는 "며칠 동안이라면 괜찮지만 장애인을 돌보는 건 큰일이란다 집에 있는 동안 그 친구가 살만한 곳을 같이 찾아보자꾸나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 그 친구 뒤치다꺼리하느라 평생을 저당 잡히는 건 안될 일이잖니" 이윽고 모친이 그렇게 말하자 아들은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경..
철수와 영희가 편의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철수가 먼저 편의점에 도착했는데 머리카락, 옷, 모자, 신발까지 모두 까만색을 한 어떤 여자가 철수에게 물었다 "영희 있어요?" 철수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영희가 없다고 했다 잠시 후, 온몸이 하얀 여자가 와서는 "영희 있어요?" 라고 물었다 역시 철수는 없다고 하였고 하얀 여자는 말을 이었다 "그 검은 여자가 영희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고 해요 영희를 구해야 돼요" 철수는 당황해서 "영희는 아마 집에 있을 거예요" 라고 말하고 주소까지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하얀 여자는 고맙다며 재빨리 편의점을 나갔다 그리고 철수는 기절을 하고 말았다 그 하얀 여자의 신발이 검은색이었기 때문이다 더보기 해석 온몸이 하얀 여자는 사실 처음에 왔던 의문의 검은 여자였다 영희의 위치를 ..
남자는 3개월 전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었다 아내가 앞서가 혼자 일하며 키운 아들만이 삶의 보람이었던 남자는 범인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범인은 잡혀서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남자의 분은 풀리지 않았고 복수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남자는 헌책방에서 '악마 소환'이라고 적힌 책을 발견했다 그런 걸 믿지는 않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자책하던 남자는 악마를 호출해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정말 악마가 나타났다 "너의 소원은 무엇이냐?" "아들을 죽인 놈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죽이고 싶어!" "선불로 '너의 죽음'을 보수로 받는데도 말이냐?" 아들을 잃은 남자는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았다 "그래, 그래도 상관없어.." "그렇다면 계약 성립니다" 며칠 후 그 뺑소니범이 의문사를 당했다는 소..
반년 전,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는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듯했다 흥분한 상태라 아이가 사고라도 당한 건지 불안해졌다 이윽고 담임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어머님 000(아이 이름)은 여자가 아닙니다 거기가 함몰되어 있을 뿐, 훌륭한 사내아이입니다 곧바로 수술하면 괜찮을 겁니다" 깜짝 놀라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확인해보니 역시나.. 급히 병원에 가서 수술했다 다행히도 아이의 그것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의 아들이 있는 것도 훌륭하신 담임 선생님 덕분이다 더보기 해석 담임 선생님은 아이의 거기가 함몰되어 있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의도적으로 벗겨서 보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웠을텐데 담임은 여아를 성폭행 하려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