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일 년에 한 번 정도 명절에나 겨우 찾아뵙는 할머니 댁에 도착한 나는 할머니께 인사를 올린 직후 오빠와 함께 밖으로 놀러나갔다 도시와는 달리 너무나 맑은 공기와 상쾌한 바람에 나는 오빠와 함께 논 주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런데 해가 중천에 떴을 무렵 '갑자기 바람이 그쳤네'라고 생각한 순간 기분 나쁠 정도로 섬뜩한 뜨끈한 바람이 후끈 불어왔다 "그렇지 않아도 뛰어다녀서 더운데 이런 더운 바람은 뭐야" 난 방금 전까지의 상쾌함이 날아간 불쾌함에 소리쳤다 그러나 오빠는 조금 전부터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그 방향에는 허수아비가 서있었다 "저 허수아비는 왜" 라고 오빠에게 묻자 "아니 허수아비 말고 그 너머에 있는 저거 말이야" 라며 더욱 주의해서 그쪽을 바라보았다 나도 주의를 집중해서 논의 저 너머를 ..
2007년 논산훈련소로 도살장 끌려가듯이 끌려 입대를 했었습니다 진짜 들어가서 못 나올 것만 같은 700일을 넘게 있어야 하고 개같이 굴러야 하는 곳이기에 그냥 싫었습니다 이런 훈련소에는 여러분들도 알듯이 진짜 전국 각지의 기인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프로게이머, 전현직 조직에 있는 분, 교사, 애아버지, 보도방 매니저, 술집 매니저 등 온갖 직업을 갖은 이들이 모입니다 이중 연예인들은 따로 빠지고 조교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만렙을 찍은 고수들도 열외 되는 알 수 없는 군대.. 어찌어찌 훈련소를 가기 위해 줄을 서다 보니 그래도 입소 대대 때 진해진 몇 명과 같이 줄을 서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한 명은 똘배, 다른 한 명은 용춘이 용춘이는 짤막한 마인 부우를 닮았고 똘배는 하는 짓이 똘배라 똘배입니다 (똘배..
제가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할 때입니다 한참 일만 하는 일병 때 여름이었습니다 매일 스트레스 받으며 군 생활을 할 때였죠 '장마야 빨리 오거라' 하고 기다리고 있을 때 역시나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해 장마는 비가 너무 심하게 많이 와서 마을에 홍수가 날 정도였습니다 홍수 지역도 아닌데 말이죠 뭐 저야 비가 오면 하는 일이 줄어들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산사태가 나고 뚝도 만들러 가야 되고 오히려 더 개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멈출 생각 없이 계속 오는 장마..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마을에 아주 심한 홍수가 난 것이었습니다 뭐 하늘이 하는 일이라 어찌 막을 수도 없고 집 떠내려가고 사람들은 실종되고 가축이니 차들이니 떠내려간 판국에 살아남은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비가 그치고..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강원도에는 산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화천이라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한국적이지 않은 그런 요상한 곳을 가보시면 저녁도 빨리 오고 낮에는 산과 해, 밤에는 달과 산만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경계를 서는 것도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군대에서 강원도에 계시지 않았거나 여자분들도 있을 수 있기에 부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탄약창이나 탄약대, 주로 탱크나 포부대에 보급해 줄 포탄이나 탄약을 보관하는 탄약대는 적의 주 타깃 1순위에 속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지입니다 그래서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떨어지는 각도를 계산해 산 중턱쯤에 위치해 있습니다 즉 산의 남향 쪽 산등성이나 산에 바작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
스물한 살 겨울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살짝 취한 채로 저녁 한 열한시 쯤에 집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를 지나 제가 사는 아파트 동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쪽이 b동이었는데 입구가 좀 외진 곳에 있었습니다. 가로등도 어둡고 뒤쪽에 산도 있어서 분위기가 좀 으스스했습니다. 아무튼 이제 입구로 걸어가는데 저랑 같은 버스에서 내린 두 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여자인데 교복을 입고 있어서 고등학생 같았고 한 명은 그냥 청년이었는데 노스페이스 저지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운동을 나온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 두 사람도 b동에 사는지 저를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3명이서 b동 입구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바로 열려서 ..
현재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부산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아는 형에게 들은 실화입니다 부산에는 지하철이 1~3호선까지 있는데 그중 2호선에 있는 시립미술관이라는 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형은 그곳에서 사람들 뛰어내리지 못하게 하거나 표 안 넣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뭐 이런저런 잡일을 하는 공익근무요원이었습니다 하루는 평소와 똑같이 지하철역에 내려가서 사람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하철을 보면 지하철 끝 쪽에 (제일 첫머리 쪽 부분) 카메라가 달려있습니다 거기에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여자와 아이가 손을 잡고 그대로 서있었다고 합니다 반대편 지하철역만 바라보면서 말이죠 그때 형은 '굳이 서 있지 않고 뒤에서 기다려도 될 텐데 열차 오면 바로 타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냥 보고 ..
저는 할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 두 분 다 직장을 다니셨기 때문에 어릴 적 매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주셨던 분이 할아버지셨고 밥도 해주실 만큼 정말 자상하신 할아버지입니다 제가 7살이 되던 해 어느 주말에 엄마 귀에 할아버지 방에서 "으억! 으억.." 이런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엄마가 무슨 소리지 하면서 방문을 노크했는데 "으억 어멈아" 이런 소리가 나길래 "아버님" 하면서 엄마는 할아버지 방문을 열었습니다 할아버지 입이 왼쪽으로 아예 뒤틀려서는 "어멈아 내 입이 이상하다" 라고 말씀하시고선 그 자리에서 기절하셨습니다 그렇게 아빠와 엄마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급히 나가셨고 동생이랑 저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습니다 저랑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진짜 멍~한 아이였습니다 막 떼쓴 적도 없..
중학생 때 전학 온 A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A는 1년에 2번씩 전학을 다녔던 것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땐 학교도 잘 안 나왔고 중학교 다닐 때도 출석 일수에 맞춰서 나왔습니다 예쁘장하게 생기긴 했는데 노란색으로 탈색하고 담배도 피우고 아무튼 엄청 불량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불량학생이니까 강제 전학을 다닌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갑자기 "꺼X 이 시X 짜증 나" 이러면서 시험 보다 말고 소리를 빽 지르고 교실을 뛰쳐나가기도 했습니다 진짜 A가 무서워서 다들 함부로 못 건들렸고 또라이 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래도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애들이랑은 잘 지냈습니다 이건 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었습니다 제 핸드폰을 실수로 물에 빠트렸을 때 직접 점심시간에 나가서 수리도 자기 ..
저는 롯데월드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었습니다 일한 기간이 좀 길다 보니 롯데월드 썰들도 좀 있고 괴담들도 많이 들어봤는데 오래돼서 많이 까먹었네요 그 중 몇 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일도 있고 경험자한테 직접 들은 것들이라 기억에 남네요 그중에 하나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배경지식 좀 필요합니다 신밧드의 모험이라고 배 타고 동굴을 약 10분 동안 타는 놀이기구입니다 이 배가 총 8~9대가 순환하는 구조인데 배 하나가 좀 커서 최대로 꽉꽉 채워서 타면 20명까지도 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태우지 않습니다 양 끝자리가 물이 많이 튀어서 종종 컴플레인이 걸리기도 하고 2명씩 일행인데 같이 태우면 저 같아도 불편할 거 같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기 스테이션(탑승장)에 알바 한 ..
오늘은 혜성 특급 괴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롯데월드에서 캐스트로 알바를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단 입사를 하면 업장에 배정받기 전 교육 기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보통은 3일 정도 진행하는데 급할 때는 2일로 단축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린 그 3일 동안 서비스업에 대한 기본과 롯데월드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보통은 우리한테 이러이러한 상황들도 있는데 '여러분들은 화내지 말고 잘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고 당부합니다 파라오의 분노가 왜 500억의 분노라고 불리게 됐는지, 롯데 월드 루머는 뭐가 있으며 거기서 진짜와 가짜도 알려줍니다 거기서 롯데월드에서 실제로 사고사 한 사람들도 알려주는데 제가 알고 있는 사고사는 4건입니다 첫 번째는 유명한 아틀란티스에서 ..
1. 분실물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소지품을 자주 잃어버려서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이 늘 걱정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의 메모장에 오늘의 분실물이라고 적어주었다 엄마는 메모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3개나 잃어버렸어?" 어느 날 아이는 소지품을 1개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선생님은 무척 기뻐하며 크게 칭찬했다 아이이는 엄마한테 빨리 알리고 싶어서 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던 탓일까 신호를 제대로 보지 않고 횡단보도를 뛰어가다 트럭에 치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런데 경찰이 아무리 찾아도 시체의 일부분이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엄마가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는데 메모장이 나왔다 열어보니 어제 날짜로 분실물 칸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잃어버린 것: ..
1. 같은 꿈 언젠가부터 같은 꿈을 꾸었다 꿈에서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4700원입니다" 5000원을 건네고선 "잔돈 300원입니다" 목적지까지의 금액은 늘 같았고 운전기사 역시 언제나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잠을 자고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출근해야 했다 택시를 타니 꿈에서 본 그 운전기사였다 회사까지 도착하자 금액은 4700원 잔돈을 건네받으며 운전기사가 말했다 "또 어딘가에서 보겠지요?" 2. 위인 "알겠지? 세상의 위인들은 모두 불행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자랐어" 세계사를 잘 아는 나는 아들에게 위인들의 이야기를 매일 해주었다 아들도 이야기가 재밌는지 늘 즐거워하며 듣고 있었다 그날도 이야기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다 갑자기 복부에 심한 통증을 느껴 깨..
1. 계단에서 쳐다본다. 저는 1대대에서 지냈지만 3대대 거물 구조를 본 적이 있습니다. 1대대는 기역 자로 건물이 돼있는데 3대대 같은 경우는 완전 일직선입니다. 귀신 썰 중 하나는 불침번을 서면 중앙에 있는 계단에 서서 멀리 쭉 펼쳐진 양쪽을 보면서 불침번을 선다고 합니다. 근데 항상 그 계단 앞에서 불침번을 섰던 훈련병들이 계단에서 방탄모를 쓴 귀신이 계속 쳐다본다며 당직사관실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2. 보일러실 귀신 3대대 보일러실은 지하에 있다고 합니다. 어느 한 조교가 밤에 보일러실에 가기 무서워서 불침번을 서고 있던 훈련병을 데리고 갔습니다. 보일러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 문을 잠그려 했는데 같이 따라온 훈련병이 말했습니다. "조교님 아직 보일러실에서 한 훈련병이 안 나왔습니..
저는 2007년 논산훈련소 입대 후 차출되어 논산훈련소 조교로 군 복무를 했었습니다. 제가 있던 연대는 공익을 받는 연대였습니다. 조교들이나 군대 좀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디에나 관심 병사는 있습니다. 관심 병사란 사고가 우려되는 병사로 좀 특이한 사람들을 좀 더 유심히 관찰하기 위해 선정합니다. 공익 연대로 신검에서 등급이 안 좋은 청년들이 많이 들어와 안경을 쓴 사람이나 비만인 사람들이 많았죠. 이 중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원들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귀신 이야기의 중심인 한 훈련병이 있었는데 이 훈련병은 시력도 좋고 몸도 허약한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이한 거라곤 생활지도기록부의 부모님의 양력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훈련병이 4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무당이었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
교코는 5월 초 일본의 연휴 기간인 골든 위크 때 쿠슈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 친구의 오빠는 3월에 중국을 관광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오빠는 중국 남경에서 몇 시간 떨어진 시골 마을을 여행하고 있었는데요. 하루는 그 마을에 서커스단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구경하기가 어려운 순회 서커스단이란 것이 있었지요. 지금도 남아있기는 하다고 그러는데요. 저도 어릴 적에 '동춘' 인가하는 서커스가 동네에 들어오면 몇백 원씩 입장료를 내고 구경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서커스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이유는 서커스 단의 커다란 광고판 때문이었습니다. 어디에선가 우연히 사로잡았다는 뱀 여인, 그러니까 얼굴은 여자인데 몸은 뱀. 기린 목 여인 기형으로 태어나서 목의 길이가 1미터쯤 된다고 ..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친한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선배 저 이사 갈 거예요" "네가 돈이 어디 있다고" 가난한 후배에게 무슨 큰돈이 생기기라도 한 건지 이사를 가겠다며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어디로 이사 가려고?" "시모키타자와에요" (시모키타자와는 젊은이들이 제일 살고 싶은 곳 1,2위에 들어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무척 비쌉니다) "거기 비싸잖아 무슨 수로 가려고?" "엄청 싸고 괜찮은 방을 발견했어요" "어떤데?" "별다른 입구가 없이 계단으로 올라가면 첫 번째로 보이는 방이에요. 다른 방은 모두 월세가 100만 원 이상인데 이 방만 월세가 8만 2천 원이에요" 원래 방세의 10% 밖에 안되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었습니다. 이거 뭔가 위험한 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절대로 가지 ..
제가 인생 살면서 딱 한 번 보았던 귀신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때는 2005년 여름 방학이었는데 겁나게 더웠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런데 중학교는 방학 때마다 봉사 활동이랍시고 학교 청소를 시켰죠. 정말 정말 가기 싫었는데... 중학교 때 좀 잘 나간다고 호기롭게 담배도 뻑뻑 피워댔으니까요. 아무튼 이 사건의 발단은 담배 때문이네요.. 비가 꽤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학교 청소를 마치고 교문을 나왔죠. 그때 저희 학교가 산 중턱 상당히 가파른 곳에 위치했는데 교문을 나오면 그 앞 빌라촌이 한창 들어서는 곳과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습니다. 빌라촌은 그 시절 우리들의 흡연장소로 쓰이고 있었죠. 저와 여자 애들 B, C는 빌라촌의 주차장 사이로 몸을 숨겨 담배를 피우려 했죠. "B야 코 하나 도봐라"..
서해 최북단에는 백령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이 백령도에 없는 3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도둑, 신호등, 무당입니다. 여의도의 6배 면적을 지닌 큰 섬이면 무당 한 명쯤은 있을 법 도하지만 실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백령도는 다른 의미로 '넉 백'에 '신령 령'으로 넋 잃은 영혼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도 불리는데 이로 인해 섬에 갇힌 기운이 너무나 강하여 무당이 들어설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군별에 관계없이 유명한 괴담으로 일명 은실이 벙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벙커는 산속 후미진 곳에 딱 하나 놓여있는데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접근을 꺼릴 정도로 음습하고 어둡습니다. 사망 사건 이후로 폐쇄되면서 기괴하게 자란 수풀이 감싸고 있는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로 언제나 서늘함을 유지하고 있..
진짜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씀. 진짜 수십번 고민함.. 이건 정말로 진심으로 진짜 내가 겪은 일이고 사실은 지금도 겪고 있음. 많이 길다. 난 지난달 자취방을 얻었음 처음 방 구하는 주제에 아무 생각도 없이 급히 구한 집이었음. 내가 미쳤지... 방 구조는 위에 첨부한 그림대로고 굉장히 뻔한 구조라고 생각함. 창도 크고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하고 좋아 보였음. 햇빛도 꽤 잘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조금 습한 것 빼고는 괜찮았음. 바선생도 없었고.. 그런데 짐 들이고 첫 주부터 잠을 설침. 처음 이틀은 그냥 몸이 묵적 지근하고 아파서 이사 때문에 몸살 걸렸다고 생각했음. 진짜 몸살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몸살이 아닌 듯.. 그리고 셋째 날에 난생처음으로 가위에 눌렸음. 태어나서 처음이었고 끔찍스..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 호기심 천국이라는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호기심 천국 코너 중에 일본에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찾아가 촬영을 하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그 코너의 진행을 개그맨 김현기 씨가 맡아 했었습니다. 일본의 여러 괴담 장소를 촬영한 후 마지막으로 들렸던 곳이 어느 시골마을의 산이었습니다. 그 시골마을의 산에는 한 우물이 있었는데 매년 꼭 1명 이상은 그 우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제작진은 산으로 가기 전 마을 주민들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우물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꺼리며 절대 가지 말라는 말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 우물은 저주받았어요. 그 우물에 가까이 가면 죽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예전에 어떤 방송국..
1992년 영화 '하얀 전쟁'을 촬영하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전 분명 그곳에서 귀신을 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기현상들을 경험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촬영팀은 베트남 현지 로케이션을 했는데 우리가 숙소로 사용하게 된 곳은 사이공에서 차량으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롱하이란 지역이었습니다. 이곳은 바닷가란 것 외에는 관광지로 전혀 개발되지 않은 오지 중의 오지였습니다. 촬영 지역 근처에 유일하게 있는 호텔이었는데 10년 전 폐쇄되었다가 우리 촬영팀을 위해 다시 개방한 곳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도착해 호텔로 걸어가는 와중에 인근 주민들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호텔로 들어가려 하자 이들은 놀라서 우리 배우 일행을 붙잡으며 베트남어로 막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역 담당이 대화를 해보니 ..
홍콩에서 영화를 찍던 때이다. 1997년 9월 4일부터 10월 30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기 싫은 시간이다. 당시 나는 제작부장 겸 조연으로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과 번역 작업을 하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현지에 아파트를 구입해서 살았다. 어느 아파트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아파트였지만 첫날부터 기묘한 일이 시작되었다. 소파에 앉아 쉬고 있던 중 화장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처음엔 아파트 수도가 오래되어서 헐거워지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도꼭지를 꽉 잠그고 화장실 문을 닫고 돌아선 순간, 다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분명 제가 잠근 것을 확인했는데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그 뒤로도 며칠간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지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