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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괴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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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괴담

롯데월드 신밧드의 모험 괴담

daengo 2020. 2. 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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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롯데월드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었습니다

 

일한 기간이 좀 길다 보니 롯데월드 썰들도 좀 있고 괴담들도 많이 들어봤는데 오래돼서 많이 까먹었네요

 

그 중 몇 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일도 있고 경험자한테 직접 들은 것들이라 기억에 남네요 

 

그중에 하나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배경지식 좀 필요합니다

 

신밧드의 모험이라고 배 타고 동굴을 약 10분 동안 타는 놀이기구입니다

 

이 배가 총 8~9대가 순환하는 구조인데

 

배 하나가 좀 커서 최대로 꽉꽉 채워서 타면 20명까지도 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태우지 않습니다

 

양 끝자리가 물이 많이 튀어서 종종 컴플레인이 걸리기도 하고

2명씩 일행인데 같이 태우면 저 같아도 불편할 거 같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기 스테이션(탑승장)에 알바 한 명이서 왔다 갔다 하면서 한 줄로 서있는 손님을 5줄로 분배도 하고

물 튄 자리를 수건으로 닦기도 하고

탑승, 하차 멘트도 하고 안전 확인도 하고

직원이 신호 보내면 직원이랑 버튼 동시에 눌러서 보트 출발도 시켜야 했습니다

 

경험 없는 알바는 일행 수 고려하면서 20명 꽉꽉 채우다보면

배 출발 시키기 전에 다음 배가 들어와 버리는 매우 복잡하고 짜증 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우린 그걸 배가 '밀린다'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되면 배가 멈추는 일도 가끔 발생하고 아무튼 엄청 골치가 아픕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일행 수가 적으면 적은 대로 한 줄에 채워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가끔 고참급 직원이 20명씩 태우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롯데월드가 부지가 너무 좁고, 좁은 면적에 비해 손님 상한선이 이해불가일 정도로 높아서 휴일 당일보다는 그 전날 손님들 줄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최대 연장줄보다 길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곤 했으니까요

 

이게 정해진 줄이 없다 보면 새치기도 많고 줄도 2줄이 됐다가 3줄이 됐다가 아주 난리가 납니다

 

그러면 안에서는 애들이 테트리스 하면서 최대한 20명씩 태우면서 순환을 빨리 돌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쁜 날에 제가 들은 소름 끼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알바생은 배가 '밀리지' 않고 손님은 최대한 많이 탑승 시키려고 바쁘게 뛰어다니며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소 17명에서 최대 20명까지 배에 탑승시키면서 엄청 정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배가 다 끝나고 돌아올 때는 최소한 열댓 명이 타고 있는 배가 돌아와야 되는데 아무도 타지 않은 텅 빈 배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알바생은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한두 명이 타고 있었으면 서서 장난치다가 혹시 빠졌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열몇 명이 다 같이 증발 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시에 그 알바생은 너무 바쁘고 다음 배에 탑승할 손님들을 위해서 다시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손님이 많으니까 배가 중간에 추가가 됐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손님이 많으면 가끔 배가 10대까지 돌아가는 경우도 있는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보트를 증감할 수 없고 최소 30분에서 최대 50분이 걸리는 일인 데다가 그때 동안은 운행을 하지 못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착각한 상태로 교대가 와서 휴게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알바생은 별생각 없이 휴게실에 있던 고참 알바생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고 이상했다 혹시 보트가 추가된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고참 알바생은 보트 증감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럴 리가 없잖아

 

 빈 보트가 들어오려면 빈 보트를 보내는 경우의 수밖에 없는데

 

 너 이렇게 바쁜 날에 빈 보트를 보냈냐?"

 

"절대 아니에요 

 

 무조건 최소 17명 이상씩 채워서 태웠어요"

 

그 알바생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고참 알바생은 거짓말이라고 대응하면서 약간의 말싸움으로까지 번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CCTV 방에 들어갈 수 있는 키를 가지고 있던 고참 알바생은 확인해 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고참 알바생이 한 말은'내 말이 맞지'라는 의기양양한 말이 아니라

 

"너 괜찮냐?" 

 

였다고 합니다

 

거기서 고참 알바생이 본 CCTV 화면은 손님들은 가만히 있고 알바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배를 출발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손님들이 한 줄로 서있으면 일행 물어보고 5줄로 나눌 때 일행이 몇 명이냐고 물어봅니다

 

그럼 대답을 듣고 

 

'1번으로 가세요'

'2번으로 가세요'

 

이런 식으로 안내합니다

 

'신밧드와 함께 모험을 떠나볼까요?'

 

이 말만 무한 반복하는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리니까 손가락으로 번호도 표시하면서 안내해줍니다

 

그런데 시야에 보이는 거기 손님들은 그 알바생이 가라고 하는데도

자기들끼리 떠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표정으로 앞만 주시하고 있을 뿐 미동 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그 알바생은 1번으로 아무도 안 갔으니까 다시 1번으로 가라고 안내를 해줘야 하는데

똑같은 손님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몇 명이냐고 물어보고는 2번으로 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손님들은 멍 때리면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그걸 5번 줄까지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자기 눈앞에 17~20명의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멘트도 하고 좌석에 묻은 물도 닦아 주고 

 

자동 문도 열어주고 안전 확인도 해주고 출발까지 시킨 것이었습니다

 

그 알바생은 아직도 자기가 그렇게 했다는 걸 믿지 않았습니다

 

자기는 분명 다 태웠다고

 

하지만 CCTV에 남은 장면은 단체로 무언가에 홀린 듯이 가만히 서있는 손님들과 허공에 대고 안내를 해주는 알바생의 모습만 남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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