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버려진 무당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

제가 인생 살면서 딱 한 번 보았던 귀신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때는 2005년 여름 방학이었는데 겁나게 더웠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런데 중학교는 방학 때마다 봉사 활동이랍시고 학교 청소를 시켰죠.

 

정말 정말 가기 싫었는데...

 

중학교 때 좀 잘 나간다고 호기롭게 담배도 뻑뻑 피워댔으니까요.

 

아무튼 이 사건의 발단은 담배 때문이네요..

 

비가 꽤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학교 청소를 마치고 교문을 나왔죠.

 

그때 저희 학교가 산 중턱 상당히 가파른 곳에 위치했는데 교문을 나오면 그 앞 빌라촌이 한창 들어서는 곳과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습니다.

 

빌라촌은 그 시절 우리들의 흡연장소로 쓰이고 있었죠.

 

저와 여자 애들 B, C는 빌라촌의 주차장 사이로 몸을 숨겨 담배를 피우려 했죠.

 

"B야 코 하나 도봐라"

 

"따개는 읍나?"

 

"코는 주차장에서 해야 제맛이제 그챠?"

 

담배 한 대 피우면서도 무슨 말이 그리도 많았는지 기분 좋게 한 모금 빠는데..

 

때마침 거기 사는 아저씨가 내려와서 호통을 치더군요.

 

"요 쌍놈들이 맨날 여기서 담배질이고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

 

우리는 놀래서 그 빌라를 빠져나왔는데 막상 비도 많이 오고 갈 곳도 없고 어디 가노 어디로 갈고를 연발하며비를 피할 곳을 찾았죠.

 

또 웃긴게 그 빌라촌에는 B와 C의 집도 있었는데 C가 갑자기 묻더군요.

 

"야 우리 집 옆에 무당집 있는데 거함 가볼래? 거기는 처마도 있어가지고 코하기 좋다"

 

"야 무당집이면 무당 산다 아이가 근데 그기를 어째가노?"

 

"그 무당집 앞이 우리 집이 다이가? 그 무당 장사 안되는가 이사 간 거 같은데? 지금 비었을걸?"

 

그렇게 우리 셋은 의견이 맞아 그 무당집으로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면서부터 느낌이 좀 쐐~하드라구요.

 

젠장 맞게 그냥 비 맞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무당집은 일반 주택이랑 다를 바 없이 조그마한 마당에 샤시로 되어있는 현관문이 보였습니다. 

 

왠지 들어올 때부터 느낌이 좀 싸해서 있기 싫었는데 남자 체면에 또 여자애들 보고 나가자고 말하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나 혼자서 그 싸~한 기분에 심취해 있을 때 B가 말하더라구요.

 

"저기 비었으니까 저기 들어가서 코하고 가자. 저기는 영감쟁이들 안 올 끼니까 절로 가서 한 대 푸고 가자!"

 

그래서 그 무당집 현관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 구조가 어땠냐면 미닫이 현관이었는데 그걸 열 때부터 끼익끽하는 소리가 거슬리더라고요.

 

그냥 들어갔는데 현관 가운데가 거실이고 양옆으로 방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우리는 신기해서

 

"오 여기 쥑인다"

 

"귀신 나오는 거 아이가?"

 

"나오라 케라 바로 담배 빵이다"

 

이렇게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소위 센 척을 하고 있었지요.

 

근데 딱 거기서 느낌이 오더라고요..

 

그냥 오한이 들어서 으슬 한 게 아니라 뭔가 제 목덜미부터 엉덩이 끝까지 쓱 훑는 느낌?

 

진짜 그때 느낌은 아직 생각해도 거지 같아요..

 

그 느낌 드는 순간 내가 애들한테 

 

"야 빨리 푸고 나가자 지금 느낌 쌔하다 지금!!!" 

 

이랬더니 B와 C는

 

"점마 쫄았네 저거 쫄보가 고추 달고 안 쪽팔리나"

 

라며 사나이 자존심을 살살 긁더라고요.

 

나도 오기가 생겨서 무서움을 참고 담배를 한 대 더 물었지. 근데 또 사춘기 때의 호기심이란 게 참..

 

B가 갑자기 질문을 던지더라고요..

 

"야 옆방에 뭐 있을 거 같노"

 

"있어봤자 뭐가 있겠노 어차피 빈집인데 먼지랑 바퀴벌레나 기어 댕기겠지"

 

이런 말을 주고받으며 문을 누가 열지 정하고 있었습니다.

 

얘들이 자꾸 남자인 제가 제격이라며 열라고 그러는데 진짜 정말로 열기가 싫더라 진짜..

 

아니 그때 정말 마음 같아선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그게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왼쪽 방을 먼저 열어보기로 했는데..

 

(스르륵 끼익)

 

이건 또 이거 나름대로 소름 돋았던 게 빈집 이라면서 족자며 향냄새며 신들한테 주는 재상마저 깔끔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B랑 C한테 물어봤습니다.

 

"야 여기 빈집이라매"

 

"여기 빈집 맞다고"

 

"근데 웰캐 깔끔한 건데?"

 

진짜 그때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난 애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냥 나가자 이거 봤음 됐다 나가자 빨리 비 더 오기 전에 할무이 집 가서 자고 싶다"

 

라고 말했지요. 근데 또 이 왕성한 호기심이 어디 가질 않은 B가

 

"야 옆방도 마저 열어보자" 

 

이러더라구요..

 

진짜 그 옆방은 손도 대기 싫었습니다.

 

정말로.. 진짜..

 

그래서 난 죽어도 못 열겠다. 그러니 B가 자기가 연다고 하더라고? B랑 C 둘이서 문을 열고 나는 뒤에서 들어가기로 했는데

 

진짜 나 거기서 미친 오줌싸고 개 난리날 뻔 했는데 그 방에 뭐가 있었냐면 진짜로 첨에 B랑 C가 들어가고 가만히~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뭔데뭔데 뭐있나~" 이러면서 따라들어갔는데..

 

진짜 시간이 멈춘 느낌??

그 앞에 뭐가 있었냐면 하얀 옷 입고 쭈구려 앉아있는 여자였는데 가만보니 방바닥에다가 칼질을 하고 있더라고요..

 

써는 칼질 말고 푹푹 찌르는 칼질..

 

근데 이상하게 우리 셋 다 그걸 보고만 있었던 게 신기해..

 

몸이 안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는데 몸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구...

 

(이건 나중에 말 다 맞춰봤는데 똑같이 대답했음..)

 

그런데 그 여자가 처음엔 푹 푹 푹 푹 이렇게 칼질을 했었는데

고개가 우리 쪽으로 스스스스스 돌더니만 그 여자 입가에 씨~익 미소가 지어지면서 갑자기

푹푹푹푹푹푹푹

미친 듯이 칼질을 하더라고요..

 

우리는 무서워서 뒤도 안 돌아보고 뛰쳐나왔거든요.

 

미친놈들처럼 소리 지르면서 나는 울 할머니집이 진짜 전속력으로 뛰어가면 2분도 안 걸리는 거리여서 진짜 미친 듯이 달려서 걔들이 살았나 죽었나 확인 할 정신도 없이 할머니한테 가서 횡설수설 했습니다..

 

근데 할머니가 

 

"야가 와이라 호들갑 떨어싼노. 집 무너지긋다 앉아라"

 

이러시면서 물 한잔 주셨습니다. 물 먹고 할머니한테 말했지요.

 

"할매 내 오늘 학교 청소 가따왔다이가? 갔다가 오는데 무당집 들어갔다가 귀신 봤데이"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할머니는 제 등짝을 패더군요.

 

"이눔 새끼가 함부로 무당집을 기들어가 싼노"

 

이러시며 제 손을 붙들고 법력이 높다는 스님을 찾아갔죠. 할머니가 절에 오래 다니셔서 이런데 예민하시더라구요.

 

절에 가서 그 스님한테 사정을 말씀드리고 이런 귀신봤다 이러니 

 

부적 하나 써서 태운 다음 저 보고 한 모금 마시라 하고 몸에 뿌려주시더라구요.

 

그땐 너무 무서워서 시키는 건 다 했죠.. 그거 먹고 나서 스님이 부적을 하나 써서 주셨습니다.

 

"이거 니 학교 졸업할 때까지 몸에 붙들고 있으야 된데이 버리지 말고 안 그라믄 클난데잉!!"

 

하시면서 신신당부를 하시더라구요.

 

(아마 그때부터 제가 지갑에 부적을 넣어다녔는데 손에 들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버리더라구요.)

 

아무튼 저를 진정시킨 후 스님은 할머니께 말씀드려 그 빈 무당집을 한 번 가보자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할머니랑 스님은 그 무당집을 다녀오셔서는 격앙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느그 저 재단 있는데도 들어가고 귀신봤다는 방도 다 들어갔드나? 몇 명이서 드갔노!!?? 빨리 말 안할끼가?"

 

막 저를 다그치시더라구요..

 

저는 3명이서 갔다 뭐 이래저래 다 스님께 말씀드렸는데 

 

"느그 같이간 아들 데꼬 빨리 내한테 오라캐라잉 안 그라믄 클난다 너거!!"

 

막 그러시더라구요.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무당집 터자체가 원체 흐르는 기가 음하고  쎈기가 많다고 그날따라 비도 많이 왔고 음기가 충만하다 못해 터져 나온다고 전한테 뭐 다른 기분 안 들었냐 그러길래 제가 말했죠. 목덜미부터 아래까지 훑는 기분 느겼다고..

 

스님께서 "니는 임마야 잘몬해쓰면 오늘 '살' 낄뻔했다잉"

 

이러시더라구요.. 정말 무서운데..

 

안 잊히는 건 그 스님이 말씀해준 귀신의 인상착의가 제가 본 귀신이랑 똑같더라구요..

 

"그 귀신이 원귀가 얼매나 쎗으모 느그같은 얼라들한테 다 보있겠노 너는 절대로 이런데 드가지 말그라잉"

 

그러시더라구요. 

 

스님 말씀으론 우리가 본 그 제상도 우리가 본 그 귀신을 위한 제상이고 이 집에 살던 무당이 떠난 이유가 자기가 다스릴 만한 음기가 아니기에 마지막 제상만 두고 간 거라고..

 

원래 그 무당집 있는 그쪽 라인이 집이 들어서면 안 되는 터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진짜 소름 돋았는데..

 

여튼 그 일 있고 나서 저는 절대로 그 쪽 길로는 안 다녔거든요.

 

졸업할 때까지.. 할머니 집까지 가는 빠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그쪽 길로 안가고 10분 더 걸리는 돌아가는 길로 가고 막...

 

B랑 C는 어째됬냐면 B는 다행히 부모님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거든요..

 

B도 자기가 겪은 일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자기네 교회 목사, 전도사, 이사들 다 나와서 지 머리에 손 올리고 새벽까지 기도하고 온 집에 찬송 부르고 방학 내내 집에서 찬송가만 나왔대요..

 

근데 난 정말 무서웠던 게 C가...

 

C는 집에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이 헛소리하고 있네 이 가시나가 이런 식으로 그냥 넘어갔거든요.. 나 진짜 무서웠던 게..

 

그런데 그 때문인지 C네 어머니가 바람이 나서 자기랑 언니랑 아버지 놔두고 야반도주 한 거야..

 

그 덕에 C네 아버지는 일 때려치고 알코올중독으로 있다가 걔네집 계단이 많이 가팔랐거든요. 계단수도 많고 새벽에 그러셔서 아버지도 그렇게 돌아가셨거든..

 

결국 C는 전학을 가게 됬는데 서울로 간다는 말만 있었고 그 뒤로 버디버디로 한번 연락이 왔다가 그 후로는 연락이 되지 안 되더라구요.. 

 

진짜 내가 귀신 태어나서 한번 봤는데 귀신은 있나 싶더라..

 

가위 한번 안 눌리는 난데..

 

우리 셋 다 본 귀신이 똑같고 같이 겪은 일인데 후에 생긴 일은 진짜 소름 돋더라구요..

 

귀신을 그대로 붙여논 결과라 그래야되나?

 

내 부적은 어떻게 됐냐고요? 졸업식 하고 다음날 스님께 찾아가서 지갑에 부적 꺼냈는데 까맣게 되있더라구..

 

그거 보고 또 한 번 소름...

 

결국 그 부적은 스님이 태워서 없애주시고 뭐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요..

 

근데 무서운건 나 이 얘기할 때마다 그때 그 귀신 꿈을 꾸거든..

 

그래서 글로 적는 거예요..

 

푹푹푹푹푹..

 

님들은 절대 빈 집이나 특히 무당 집 비었다고 들어가지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