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관리 메뉴

새벽의 괴담이야기

할머니의 교통사고 엄마와 나 번외편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본문

공포/네이트판 소름글

할머니의 교통사고 엄마와 나 번외편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daengo 2020. 8. 25. 12:04
반응형

-전편-

 

할머니의 교통사고 엄마와 나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9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수업을 마치고 동기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던 중에 외삼촌께 전화가 오더라고요 "응~ 삼촌~!!" 하고 밥을 우물거리며 전화를 받았는데 삼촌이 하는 말은 충격적이었어요 ��

rhleka3016.tistory.com

 

앞글에 썼듯이 울 엄마는 6남매 중 셋째 딸 (아들 둘 딸 넷)

 

글에 외삼촌들이 거론되지 않는 건..

 

그분들은 그냥 지극히 평범한 기를 가지신 분들이라..

 

울 엄마를 포함한 4 자매는.. 음.. 절대포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성들이에요.

 

당신의 딸들에게 무속인의 공줄을 물려주지 않겠다!라고 다짐하신 할머니의 정성덕에 네 분 다 무속인이 되는 삶은 피해가졌지만 그래도 핏줄이란 건 참 무서운거드라구요.

 

외할머니의 생김새를 빼다 박은 울 엄마는 그중에서도 탑, 탑 오브 탑.

 

(외모와 기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와 이모들이 인정한 기센 여성이심)

 

엄마랑 이모들이 겪었던 얘기는..

 

아직도 모였다 하면 수다의 주제로, 술상의 안주로(?) 쓰여지고 있어요

 

저희 엄마는 경상도 출신이거든요.

 

옛날 시골에 있는 학교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엄마가 다니던 학교도 걸어서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먼 거리에 있었대요.

 

엄마 바로 위의 언니(둘째 이모)와 같은 학교를 다녔던지라 등하교를 항상 같이 하셨다고 하네요.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작은 저수지가 하나 있었는데

 

그 주변엔 갈대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분위기가 항상 음침(!)했었대요.

 

동네에서 농업용으로 쓰이는 작은 저수지라 물이 막 깊진 않았고

 

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오는 물 밑으로는 작은 개울도 하나 있었대요.

 

자매 둘이서 등하교를 같이하니, 여름에는 그 개울에 가서 발 담그고 노는 일도 가끔 있었구요.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던 더운 날

 

엄마와 이모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계셨대요.

 

이모: 영아~(울 엄마) 우리 개울에 가서 발 잠깐만 담그고 집에 갈까?

 

엄마: 그럴까나?ㅋㅋㅋ

 

하고 자매는 개울가로 걸어갔는데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던 울 엄마..

 

"언니야, 오늘은 개울에 가면 안 되겠다. 집으로 가자. 얼른"

 

덥다고 잠깐만 놀다 가자는 이모 말을 무시하고

 

울 엄마는 이모 팔을 잡아끌고 집으로 향했대요.

 

(저희 외가는 집이 두 채예요.

 

한 집은 식구들이 거주하는 집.

 

가까이에 있는 산 밑에 있는 집은 신을 모시는 집.

 

여기 얼씬거리면 할머니 호랭성깔ㅇㅇ)

 

이모가 왜 그러냐면서 엄마한테 물어보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은

 

"계곡가에 피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미 흘렸던 피가 아니야 

 

피냄새가 신선해"

 

신선하다;; 피 냄새가;; 어떤 기분일까;; 

 

피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어쨌든 헛소리라곤 전혀 안 하는 울 엄마를 잘 알고 있었기에 이모도 입을 다물고 집으로 향했대요.

 

근데 집에 다다른 엄마는 거주하는 집이 아닌 산집으로 향하더래요.

 

"영아! 너 거기 가면 엄마한테 혼나!!"

 

라고 이모가 뜯어말리려고 뒤에서 따라오는데

 

신집 대문이 활짝 열리면서 나오는 건 울 할머니.

 

(타이밍 좋아)

 

평소 같으면 산집 주변에 얼씬거린다고 폭풍 성질을 내시는 분이지만

 

그날은 신집 문 앞에 서있는 엄마를 바라보시더니 

 

"영아, 거기가 어디냐? 뭘 봤어? 느낀 거야?"

 

라고 엄마를 잡아 흔들어대며 물어보시더래요.

 

엄마는 아무 말도 않고 개울가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할머니는 거주하는 집으로 뛰쳐 들어가 할아버지랑 삼촌들을 데리고 개울가로 뛰어갔대요.

 

뛰어가면서도 

 

"너희들은 집에 있어라!

 

한 발짝도 움직이면 안 돼!!"

 

라고 소리 지르며 뛰셨다는;

 

한참 뒤에 마당이 떠들썩해서 문을 열어보니 동네 총각 한 명이 마당에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옆에는 역시 동네 처녀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더래요.

 

나중에 엄마가 들은 바로는 동네 처녀를 짝사랑하던 총각이 으슥한 곳으로 처녀를 데리고 들어가 하면 안 될 짓을 해버렸던 거죠.

 

그때 할머니는 신집에서 기도를 하던 중이었고

 

엄마는 하교하는 중,

 

모녀가 똑같은 것을 느낀 건데 할머니는 '살려달라'는 소리로,

 

엄마는 그 '신선한 피 냄새'로 각기 다른 루트로 느낀 거였어요.

 

엄마가 맡은 피 냄새란..

 

뭔 예상하시겠지만 처녀막이 터지면서 나오는 그 피 냄새;;

 

동네 장정들이 몰려와서 그 총각을 두들겨 패서 끌고 나가고

 

정신을 잃은 처녀의 부모는 할머니 집으로 달려와 오열하며 울었대요.

 

그 처녀의 어머니는 울 엄마의 옷을 붙들고 늘어지며

 

"너.. 넌 무당 딸이라 알고 있었잖아!!

 

알고 있었으면 미리 말 좀 해주지.."

 

하는 억지를 부리며 통곡을 했다고 해요.

 

엄마가 어쩔 줄은 몰라하며 울지 마시라고 옆에서 위로해드리는데

 

댓돌 위에 서서 보고만 계시던 할머니가 한마디 날리시더래요.

 

"보고 느끼는 걸 전부 다 까발리는 게 무당인 줄 알았나?

 

천기누설을 할 때마다 나와 내 딸은 그만큼 업을 쌓는 거야.

 

딸은 무탈할 테니 내 말을 믿고 집에 데려가 몸보신이나 시키시게.."

 

그리고 그냥 방으로 쓩 들어가 버리셨다네요.

 

후에 총각을 마을에서 쫓겨나다시피 떠나고

 

처녀는 중학교만 마쳤던 학업을 다시 시작하려 도시로 유학을 가는 걸로 사건을 일단락 지어졌다고 하네요.

 

그 후로 다 큰 딸을 가진 동네 아줌마들은 울 엄마만 지나가면

 

"어디서 피 냄새 맡으면 제일 먼저 말해줘야 해!!"

 

라고 할머니 몰래 신신당부를 하셨다는 웃지 못할 후문도ㅋㅋ

 

당신의 자식들 그리고 손주들까지도 살뜰하게 챙기시고 더없이 사랑해주시는 할머니시지만

 

일을 보러(점보러)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겐 찬바람이 쌩쌩 불곤 했었거든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정치인이 쌀가마니와 비단을 들고 집에 찾아왔을 땐

 

쿨하게 소금 한 바가지 뿌리고 

 

"네놈이 정치하면 난 이민갈란다!"

 

라고 하실 정도로 기센 여성의 최고봉이신 울 할머니ㅋㅋㅋ

 

그래서 저 또한 기센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살도록 지켜봐 주시는 할머니께 항상 감사를!

 

허.. 글 쓸 땐 몰랐는데 또 마무리가 어색하게 됐군.

 

에라이.. 뿅!

 

 

출처: https://pann.nate.com/b319504477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