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괴담] 나 어렸을 때 저수지에 빠진 적이 있거든? 본문
때는 1998년 여름, 내가 6살 때 일이야
여름이라 전남 담양 외삼촌네 댁으로 놀러갔었어.
수박도 먹고,
닭도 먹고,
포도도.. 뭘 쳐먹기만 했네..
그러다가 사촌형이랑 삼촌이랑 다 같이 저수지에 놀러가기로 했어.
날씨가 굉장히 쨍쨍한 여름날이었어.
미리 말하는데, 저수지는 수영금지니까 들어가는 일 없도록 하자.
저수지에서 수영해 본 사람 많지 않아서 설명해줄게.
우선 물이 고여있는 물이라 미지근해.
그리고 한발자국 담그면 발목까지 오고
두발자국 담그면 한뼘 더 높아지고
세발자국 담그면 무릎까지 오고
한발 더 나가면 바로 머리까지 잠길정도로 갑자기 깊어져.
난 어리니까 당연히 구명조끼르 입고 놀았지.
처음으로 발이 안 닿는 곳에서 놀아서 너무 재밌는거야.
땅에서 한 10m 떨어진 곳에서 놀고 있다가 저쪽에서 삼촌들을 향해 만세!!를 하는데,
그만 구명조끼가 쑥 빠져버린거야.
구명조끼가 나한테 좀 컸었나봐.
내가 물에 빠져가는 걸 느끼는데 신기한게 숨이 막히지가 않았어.
등이 바닥을 향해 빠져가는데 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아름다운거야.
막 내 등에 해초같은게 닿아서 간지러운 느낌도 나고,
그림으로 표현보자면
요런 느낌이지
그리고 아.. 나 이제 죽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구.
그때가 겨우 6살이었는데ㅋㅋㅋㅋ 죽는다고 생각했었엌ㅋㅋㅋㅋ
물안경이 있어서 앞을 볼 수 있었는데,
내 앞 쪽으로 막내 삼촌이 수영해서 다가오는게 보였어.
근데 숨이 찼는지 날 앞에 두고 위로 올라가더라고.
그렇게 의식이 끊기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였지..
막내 삼촌이 결국 날 구조해서 살려냈다고 하더라구..
뭐.. 난 그렇게 살았지..
그 일이 있고나서 2년 후에 초등학교 들어가서 또 시골에 놀러갔어.
저수지는 안 가고...
그냥 도랑에서 가재나 잡으면서 놀다가 저녁에 되서 모기향 켜놓고 자는데..
옆에 삼촌방에서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 으아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야.
외할머니가 삼촌방에 들어가서
"아이고 이놈아, 정신차려!
벌써 2년 전 일이잖아.
아이고 이놈아!"
하면서 우시는 소리도 같이 들렸어.
뭐 가위 눌렸다고 하는거 같던데...
그냥 이 일도 이렇게 지나가고
12년이 지나 내가 성인이 되고 여름에 큰외삼촌이 우리집에 놀러오셨어.
큰외삼촌과 한잔두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옛날에 시골가서 놀던 얘기가 나오고 나 물에 빠졌던 얘기도 나왔는데..
삼촌이 쓴웃음을 짓는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얘기를 시작하시더라구.
나 물에 빠진 날,
막내외삼촌이 나 구하려고 수영하면서 오는데
내 아래에 여자가 서있더래.
하얀옷입고 긴 머리카락이 너풀거리면서 물 속에 꼿꼿이 서있다는거야.
삼촌은 숨이 막힌게 아니라 그걸 보고 놀라서 물 밖으로 나갔던 거지.
근데 나 죽으면 무슨 원망을 들을지 몰라서 어떻게든 날 건져내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는 거야.
삼촌이 의식을 차린 후에 내 뒤에 귀신을 봤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귀신이 아닌거 같더래.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랑 같이 가서 찾아봤는데 귀신은 없었대.
대신 여자 시체가 있었대.
삼촌이 본 거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 시체였던 거지.
그물을 이용해서 시체를 끌어냈는데 그물에 엉켜있었대.
몸부림을 천거처럼..
아마 사후강직 때문이였겠지..
삼촌은 그 기억때문에 여름마다 가위에 눌리고 비명을 지른다더라구.
큰외삼촌의 얘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오한이 들더라구.
내 아래에 여자가 있었다면, 내가 느꼈던 내 등을 간지럽히는 해초는 해초가 아니라
그 여자 머리카락이였나..
출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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