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박보살 이야기] 내 어깨에 있는 귀신을 본 친구2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본문
울 엄마는 참 대쪽 같은 사람이에요
한번 안된다면 끝까지 안되지만 또 한번 한 약속은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꼭 지키세요
근데 그렇게 성격 확실한 엄마도 박보살 말이라면 무조건 오케이...
조상님 이야기 이후로 완전 맹신 중이시죠..
울 엄마는 강아지를 싫어하세요
싫어하는 이유가 딴 게 아니라 제가 기관지가 별로 안 좋아서 털 있는 동물들을 싫어하세요
근처에도 못 가게 해요..
하지만 전 강아지를 너무나도 좋아한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하지만 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의 잔머리로 박보살을 살살 꼬드겼죠
"야 나 강아지 키우게 니가 좀 도와줘"
밥을 한 여섯 번인가 사줬어요...
저흰 먹는 것도 스케일이 커서.. 에효..
과외 알바로 벌어들인 제 피 같은 돈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나서야
결국 박보살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박보살이 동거 중인 쎄련이(강아지)를 안고 우리 집에 왔어요
근데 쎄련이 이것이 자꾸 우리 아빠를 보고 계속 짖는 거예요
전 쎄련이 입막음을 위해 육포를 물려줬죠
박보살이 마침내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 집에 강아지 한 마리 키우셔야겠어요
흰 강아지로"
(난 시츄나 요키 키우고 싶었는데!!)
박보살을 맹신하시는 울 엄마는 별다른 이유도 묻지 않고 백구 한 마리를 사 오셨어요
그렇게 우리 집에 온 백구는 똥오줌도 못 가리는 녀석이었습니다
우리 식구들을 보면 오줌을 좔좔~~
이런 백구의 아빠 사랑은 특히 좀 남달랐는데 아빠를 보면 좋아서 난리를 치다가도 갑자기 이빨을 드러내고 짖고 꼬리를 살랑살랑거리다가도 물려고 하고
암튼 이상한 백구 녀석..
근데 밥도 잘 먹고 잘 지키던 백구가 어느 날부터 걷는 게 이상한 거예요
계속 한 쪽 다리를 절고 허공을 보고 사납게 짖어댔죠
병원에 데리고 가봐도 엑스레이 상으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백구는 점점 더 상태가 안 좋아져 갔어요
(한쪽 다리를 아예 들고 다녔음)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 결혼식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강원도에 다녀올 일이 생겼어요
1박 2일 일정이라 충분한 사료를 백구 밥그릇에 담아주고
동네 아주머니께 강아지를 수시로 들여다봐달라고 부탁을 드렸죠
그리고 결혼식을 갔다 돌아왔는데..
항상 반기던 백구 녀석이 보이지 않는 거였어요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아빠가 뒷마당에 찾으러 가보니 백구 녀석이 거기 싸늘하게 식어있었어요
목줄을 매어 놓고 갔었는데 어찌나 세게 당겨서 풀었는지 목줄이 목에 파묻혀서 있었어요
우리 집 뒷마당에 백구를 묻어주고 엄마가 박보살을 불러서
왜 강아지를 키우라 했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박보살이 하는 말
"얘가(나) 자꾸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엄마 설득해 달라 해서 집에 왔더니 마침 아빠가 집에 계시던데...
아빠 오른쪽 바짓가랑이를 애기 영가가 붙잡고 있더라고요
근데 쎄련이가 자꾸 짖으니까 무서운지 숨길래 키우라고 한거예요"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이
흰 강아지를 키우라고 한 이유는 흰 강아지가 염험하다는 이유에서 였고
또 아빠가 다칠 오른쪽 다리를 백구가 다쳤고
아빠가 건너실 뻔한 요단강을 백구가 대신 건넜다고...
신기한 건 그해 초에 엄마가 늘 다니시는 절에서 우리 가족 신수를 봤는데..
아빠 이번 해가 너무 안 좋고 이번 해만 잘 넘기면 좋겠는데 힘들지도 모른다고 그랬대요...
그래서 아빠 지갑에 부적을 넣어두고 절에서 등도 켜고 그랬는데..
지금은 천만다행으로 건강하세요
그리고 박보살의 말 덕분에 우리 집엔 항상 흰둥이가 있게 되었죠
또 한 가지 에피소드는 기독교인 제 친구도 박보살을 맹신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저랑 친한 대학 친구가 있는데 박보살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 하고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은 빠빠이를 했죠
어느 날 시간이 좀 흘러서 박보살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대학 친구 혹시 자취하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죠
그 애는 집이 다른 지역이라 자취를 했거든요
근데 박보살이 엄청 심각하게 말하는 거예요
"내가 걔 한번 보고 이런 말 해서 미친 여자 같겠지만 니 친구 당분간 자취방에 있지 말라고 해
그리고 니도 절대 거기 가지 말고"
대학 친구는 기독교인이라 그런 걸 전혀 믿지 않았어요..
분명히 박보살 얘길 하면 씨알도 안 먹힐 테고 그래서 대학 친구에게 억지 핑계를 대고 울 집에서 며칠 통학을 하기로 했어요..
그러다 3일인가 지나서 친구가 전공서적을 가지러 가야 된다고 학교 가는 길에 자기 집에 좀 들르자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는 집에 올라가고 전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오는 거예요..
전화를 받으니까
덜덜 떨면서 와달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무슨 일이지 싶어서 올라가 봤더니
친구네 집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박보살이 여기 있지 말라고 했나? 싶은 마음이 들었죠..
경찰에 신고를 하고 박보살한테 전화를 했어요
친구네 집에 도둑놈이 들어와서 다 털렸다고.. 난장판이라고 그랬더니..
박보살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걔 거기 있었으면 몸도 상할 뻔했어..
꿈에 웬 시커먼 놈 두 명이서 니 친구한테 나쁜 짓 하더라고.."
그때 우리 학교 근처 원룸촌에서 알게 모르게 강도, 강ㄱ 사건이 많았는데..
박보살 덕분에 제 친구는 살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보름 뒤인가
친구 반지랑 목걸이랑 노트북 갖고 간 놈들을 잡았는데 박보살이 꿈에서 본 것처럼 이십 대 남자 두 명이 범인이었던 거예요...
흠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에요..
박보살 1편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박보살이 제 어깨 위에 계신 수호령을 보고 며칠 뒤에 자기 이모한테 가자고 하는 거예요..
전 드디어 그 유명하신 박보살 이모님을 뵙게 되었죠
근데 예상외로 이모님 인상만 보니까 정말 인자하신 보통 아주머니 같았어요..
인사를 드리고 박보살의 친한 친구라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저더러 앉아봐라 보시는 거예요..
이모님 앞에 앉았더니 이모님이 하시는 말씀이..
"다 좋은데 도화살이 꼈노
니 방에 꽃이 있나?"
그러시는 거예요..
전 그때 도화살이 뭔지 몰랐어요
알고 보니 도화살은 복숭아나무 桃 (도), 꽃 花 (화) 자를 써서 복숭아꽃이 예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사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나??
한마디로 말해서
한 사람이랑 백년해로 하지 못하고 자꾸 이성이 꼬인다는 뜻..
이 얘기를 들은 박보살이 저한테 비장한 표정으로
"닌 전생에 논개였어~~"
라며 장난치더라고요 ㅋㅋ
아무튼 전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방에 꽃은 없었거든요
절대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모님께서 조화도 없냐며 자꾸 제 방에 꽃이 보인다고 하셨어요
혹시라도 집에 가면 제 방뿐만 아니라 집안에라도 꽃이 있으면 다 갖다 버리라고..
제가 도화살이 있는데다가 집에 꽃이 있으면 그 기운이 왕성해져서 안된다고 하셨어요..
꽃처럼 외모가 화려한 것들에 안 좋은 기운들이 숨어 있다고...
이모님께서 저한테 있는 수호령들이 보이신다며 물론 절 도와주시는 분들이지만 외로운 영가들이기 때문에 도화살로서 저에게 보답을 받고 싶어 하신다고...
그리고 이젠 제 앞길에 수호령이 필요하지 않으시다면서
엄마가 다니는 절에서 그분들 천도제를 지내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이모님이 저한테 덧니가 있지? 라고 물으셨어요..
전 보이는 덧니는 없는데 윗 어금니가 안쪽으로 났거든요..
아으로 난 덧니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시며
안으로 난 어금니는 숨겨놓은 자식을 뜻한다고 당장 빼라고 하셨어요..
집으로 와서 엄마한테 전부 다 얘기했더니 엄마가 미친 듯이 꽃을 찾기 시작했어요..
근데 제 방 어디에도 꽃은 없는 거예요....
집안을 샅샅이 뒤져봐도 화초나 허브 같은 것만 보였고..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엄마랑 저는 제 방 침대 위쪽을 보고 기절할 뻔했어요
제방 침대 위에 벽이 너무 심심해서 제가 장미꽃 포인트 벽지를 붙여놨었는데..
박보살 이모님은 그걸 보신 거였죠..
그 장미꽃들을 다 떼어내고 다음날 치과에 가서 이도 뽑았어요..
그리고 엄마가 다니시는 절에 가서 제 어깨에 계신다는 조상님들의 천도제를 지내드렸어요..
3개월에 한 번씩 1년에 네 번..
그렇게 3년 동안 지냈어요...
천도제를 지낼 때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천도제를 지내는 날 전 개죽음이었거든요
제가 열심히 절을 해야 수호령 분들이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셔서 제 지낼 때마다 천배를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천도제를 끝내던 날 밤, 엄마가 잠을 자다가 꿈을 꿨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목소리만 들리더래요
그동안 고마웠다고 덕분에 외롭지 않게 간다고..
그러더니 횃불 같이 동그란 불덩이 두개가 멀리 사라지더래요...
원본 출처(삭제됨): http://pann.nate.com/b20232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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