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무당 (퇴마 에피소드 1) 본문
그렇게 악몽을 떨궈 버린 지 사나흘뿐이 흐르지 않은 어느 날이었어..
밤 10시쯤이었나?
호프집 제일 구석 쪽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손님 셋이 들어오더라..
그들은 귀신이었다!!
뭐 이딴 전개는 아니야..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둘과 역시 같은 또래로 보이는 까만 옷을 입은 여자 한 명..
"어서 오세요 아무 데나 편하신대 앉으세요~"
이렇게 인사를 하고 주문받고 술과 안주를 내다주고 난 그냥 내 할 일을 하고 있었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그 까만 옷의 여자 손님이 부르더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눈 밑에 다크서클이 마치 스모키 화장을 한 것 마냥 진하게 내려깔려서 음산하기까지 하더라고..
그 여자가 대뜸 하는 말이..
"왜 노래 관뒀어요?"
"네?"
"계속했으면 유명해졌을 텐데.."
맹세코 전혀 모르는 여자였는데 나 잠깐이었지만 밴드 보컬을 좀 했었어
tv에도 한번 나온 적 있었고 당시 정말 유명한 락밴드 매니저한테 명함 받은 날 아이러니하게도 군대 영장을 같이 받았지..
"안 바쁘면 앉으실래요? 괜찮으면요.."
와 궁금하다.. 궁금해.. 이 여자
전편에 말했듯 매니저였어
손님들 관리도 하고..
일반 호프집이었지만 기분 안 좋아서 온 단골손님한텐 공짜 술도 한 잔씩 드리고 같이 앉아서 술도 마셔주고..
그 정도 권한은 있었거든..
앉자마자 또 한단 소리가
"순정파였는데 독한 년 잘못 만났다가 다 망가졌네 .. 다 망가졌어.."
바로 같이 온 일행들을 보면서
"이 남자분(나) 첫사랑이 진짜 나쁜 년이야"
진짜 그랬어..
갑자기 우리 동갑일 거라고 말 놓자고 그러더군..
헐 언제 봤다고..
근데 신기한 게 우리 부모님도 모르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데..
단 한 개도 안 틀리고 줄줄이 말하더라고..
도저히 눈치로는 맞출 수 없는 이야기까지..
계속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우리 넷은 말을 놓기 시작했어..
남자 둘 중 한 명이 그 여자랑 커플이었는데 그 친구가 중간에 껴들어서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더군..
"원래 자주 가던 단골 술집이 있어
거기 가고 있는데
얘(여자분)가 갑자기 이 가게 앞에 딱 서는 거야
그러더니 자기 팔에 돋아난 소름을 보여주며 이 가게에 어마어마한 사람 있어
구경하고 싶어"
라고 말하더라고..
당시 나이가 20대 중후반 뿐이 안 됐었는데
그 여자애 직업이 무당이라더라..
굉장히 용하다고 소문나서 손님 줄이 끊이지 않는..
그런 무당이 팔에 소름까지 돋아가며 어마어마한 기를 가진 사람이 이 가게 안에 있다고..
심지어 구경하고 싶다고...
무슨 동물원도 아닌데..
응.. 그 구경 꺼리는 나였어..
첨에는 좀 이상히 여겨서 조금 경계를 했어
갑자기 뭐 이상한 헛짓거리 소리 하다가 굳 안 하면 죽는다고 그럴까 봐..
무당놈년들 중에 그런 것들도 많거든..
근데 오히려 자기네랑 친구 해달라고 조르더라고..
나 돈도 없는데..
이 이야기랑 상관없는데 그때 그 여자친구? 음 암튼 그 친구가 해줬던 말 중에 가장 기억 나는 게 이거였어
"이런 작은 촌동네에서 뭐해?
큰 물에 가서 놀아.. 아무 데나 괜찮아..
넌 큰 대로 가면 거기가 큰 만큼 크게 될거야.."
였어, 아무래도 그게 중국이었나 봐
암튼 이 친구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그 남자 친구 두 명과 난 재미나게 듣고 있었어
거의 한 시간에 가깝게 내 과거 이야기를 줄줄이..
그때 듣고만 있던 그녀의 남자친구가 다시 입을 열었어..
"야 너 내 여자친구지만 좀 무서워.."
대뜸 여자가 대답을 하더라고
"내가 무서워? 키키키.. 진짜 무서운 사람은 우리 앞에 앉아있는데?
너 귀신도 보지?"
"으응? 나?.. 응.. 가끔"
그 여자가 그날 들려준 마지막 이야기야
나를 돌보는 조상님이 계신데 보통 무당들 보면 무슨 무슨 장군님 하잖아?
근데 나를 돌보는 조상님은 진짜 장군이었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그런 유명하신...
난 이 얘기를 듣자마자 한 분이 떠올랐어
어디까지나 이건 내 추측인데 나당 연합군을 내세워 고구려를 정벌한 후 당나라까지 내몰아 버리신 그분..
집안 조상 중에 유명한 분은 그분뿐이 몰라
누군 신지 직접적인 얘기는 그 친구도 해주지 않았지만 그런 분이 수십 세대 아래 있는 후손을 왜 직접 돌보는지 자기도 의아하다 하더군..
그래서 귀신은 물론이거니와 무당들이 모시는 신들까지도 나를 무서워한다는 거였어
며칠 전에 그 사건이 떠오르더라고..
긴~썰을 풀고 그 친구는 꼭 우리 또 보자!
꼭 친구처럼 지내자란 말을 남겨놓고 가게를 나섰지..
그제서야 왜 내가 귀신을 보는지..
그리고 유독 겁이 많은 성격인데도 희한하게 귀신은 안 무서워했는지.. 알 것 같더라고..
이게 내가 겁대가리를 상실하기 시작하게 된 계기였어..
오늘 이야기는 전혀 안 무서웠지?
다음 편엔 본격적인 퇴마 이야기를 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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