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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괴담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버스와 폐가 (퇴마 에피소드 2,3) 본문

공포/네이트판 소름글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버스와 폐가 (퇴마 에피소드 2,3)

daengo 2020. 3. 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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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2 <버스>

 

 

어디를 다녀오는 길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

 

암튼 술을 한잔 알딸딸하니 걸치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어..

 

막차였었나?

 

암튼 좀 늦은 시간 때라 차 안은 한산했어..

 

승객이라고는 열댓 명도 채 안 됐던 것 같아..

 

난 제일 뒷자리의 바로 앞쯤에 앉아있었어..

 

어느 정거장에 차가 서자

 

젊은 아가씨 한 명이 차에 올랐고

 

바로 뒤따라 여고생 정도로 보이는 젊은 여자애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차에 오르더라고..

 

근데 여고생이 차비를 안 내는 거야..

 

그러고는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더라고..

 

그냥 별생각 없이 먼저 올랐던 아가씨를 힐끔힐끔 쳐다봤어..

 

치한은 아니야...

 

그냥 이쁘고 잘생긴 것들 보이면 쭈욱 봐..

 

기분 좋아지니까..

 

특히 이쁜 것들 ㅎㅎ

 

한참을 달렸는데 차가 조금 조금씩 좌우로 흔들리더라고..

 

기사 아저씨가 조나 싶어서 쳐다봤는데..

 

그 요망한 고딩 같은 게 기사 아저씨 눈을 가렸다 놨다 장난을 치고 있는 거야..

 

아차 싶었어..

 

술 한 잔 걸친 날에 보이는 귀신은 형태가 더 뚜렷해서 사람하고 구분이 잘 안 가거든..

 

순간 그냥 놔두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를 질렀어

 

삿대질과 함께..

 

"야 너 뭐야!!"

 

한순간 내 고함소리에 모든 사람들 시선은 내 쪽으로 향했고

 

기사 아저씨도 졸음 아닌 졸음 운전 중에 순간 놀랐는지 급정거를 하며 백미러로 나를 쳐다 봤지..

 

근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0.1초 만에 일어난 것 같아

 

꼬마 아이 편에서 얘기했지?

 

사고 나는 그 순간이 엄청 느리게 느껴진다고..

 

그 모든 것들을 이식한 그 순간에 이미 내 몸은 차 앞쪽을 향해 구르고 있더군..

 

구르는 그 순간조차도 쪽팔려 죽을 것 같았어..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운전석 바로 옆에 다 닿을 때쯤 어색한 동작 없이 자동적으로 몸이 바로 세워졌어

 

도착해서 보니 그 썩을 냔은 온대 간 대 보이지 않고..

 

기사 아저씨가 벙 찐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야..

 

넌 뭥미? 이런 얼굴 있잖아..

 

마침 창밖에 어떤 고딩 애들이 걸어가고 있길래 순간 기지를 발휘해서 외쳤어

 

"아저씨 문 열어줘요!

 

 아 빨리요.. 

 

 저 새x들 잡아야 돼요!"

 

그러고 후다닥 내려서 달렸어..

 

며칠 뒤에 인터넷에서 세이클럽이었나?

 

암튼 기억은 잘 안 난다..

 

우연히 어떤 글을 보게 됐는데..

 

그 사람 사연은 이래..

 

늦은 밤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대..

 

피곤해서 졸고 있었는데 어떤 미친놈이 차 뒤쪽에서 고함을 막 지르더니 앞구르기를 하더래..

 

그렇게 운전석 옆까지 굴러가더니..

 

갑자기 또 밖에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막 소리를 지르면서 버스에서 뛰어 내려갔다는 거야

 

그러면서 살다 보면 별의별 미친놈 다 있다고..

 

너무 세상이 무섭다나...

 

하아..

 

이거 나 맞지?

 

그날 난 그렇게 두 번 죽어야만 했어..

 

내가 널 살렸다고 썩을놈아~ㅠㅠ

 

 

 

에피소드3 <폐가>

 

난 학생 시절에 풍경화를 주로 그렸어

 

강을 좀 그려볼까 하고 여행 동호회에서 샛강 이쁜 곳 추천을 받아서 풍경 사진을 찍으러 갔지

 

그렇게 가게 된 곳은 강원도 인제 내린천 상류였고

 

그 사이트에서 알게 된 이쁜 여자 동생 두 명이 동행을 하게 되었어

 

도착한 날은 비가 와서 민박을 잡고 밤늦게까지 술 먹고 놀다가 그 담날 

 

그 친구 둘은 계곡에서 놀기로 하고 나는 혼자 촬영을 나왔어..

 

계속 걸어서 돌아다녀야 하는 일이었거든..

 

난 주로 음.. 산 밑이나 강가 같은 곳에 혼자 외롭게 버려져 있는 낡은 집들을 그리곤 했었는데

 

한참 길을 걷다가 너무나 맘에 드는 집을 발견한 거야

 

넓은 계곡 건너편에 들판이 있고 작은 산등성이 아래..

 

외롭게 혼자 자리 잡고 있던 그 집..

 

정말 내가 그리고 싶던 딱!!

 

그런 풍경이었거든..

 

그런데 건너편으로 향하는 다리는 보이지 않았고 그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물살이 세더라고..

 

카메라 렌즈가 일반 렌즈여서 그 계곡을 건너가야만 제대로 된 풍경을 찍을 수 있겠는 거야..

 

내가 물 좀 무서워해..

 

근데도 예술혼을 불태우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하작전을 펼치기 시작했지..

 

왜 전쟁영화 보면 강 건널 때 총 물에 안 젖게 하려고 머리 위로 들고 건너잖아

 

딱 그 자세로 카메라를 머리 위에 들고 혹시나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휩싸일까 봐

 

한 걸음.. 한 걸음.. 내 디뎠지..

 

무사히 건넌 후

 

들판을 가로지르는데..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잡초가 내 머리 위로 오더라고?

 

잡초를 해치며 나아가는데 암튼 몸까지 흠뻑 젖은 터라 좀 으스스했어..

 

집 앞에 다가가 촬영을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비가 퍼붓더라고..

 

왜 그런 날 있잖아

 

여우비라 그러나?

 

온통 하늘은 파란데..

 

구름 덩어리 하나에서 비 쏟아지고..

 

나야 뭐 이미 젖은 몸.. 상관없지만 카메라 때문에 비를 피해야겠더라고...

 

그래서 그 집 낡은 문을 슬쩍 잡아당겼지..

 

온통 찢어지고 누렇게 바랜 창호지에 나무 살이 대어져 있는.. 그런 옛날 문이었는데..

 

열자마자 박쥐 서너 마리가 푸더더덕 하고 나를 향해 날아드는 거야..

 

놀래서 뒤로 홀러덩 넘어갔어..

 

다행히 흙발인데다가 그 와주에 카메라는 지켜낸 거야..

 

비 내리는 하늘로 날아가는 박쥐들을 뒤로 한 채 방으로 들어갔지..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못 들어갈걸?

 

그것도 혼자!

 

당연히 전기도 없었고

 

버려진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방안엔 거미줄과 먼지들로 가득 차 있었어..

 

발로 한 쪽 구석에 먼지를 대충 쓸어버리고 그곳에 있었지..

 

여우비였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비는 그치지 않았고 그냥 난 누워버렸어..

 

옷이 먼지 범벅이 되었지만 돌아가는 길에 무료 자동 세탁소를 건너야 하잖아..

 

난 기어이 잠에 빠지고 말았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까르르르 하는 웃음소리와 왁자지껄한 수다 소리에 눈을 떴는데..

 

이미 밤이 깊었는지 문으로 들어오던 약간의 햇빛마저도 보이지 않았고..

 

그 어둠 속에서 열세 살? 열네 살? 정도 돼 보이는 꼬마 여자애 둘이 내 머리를 만져대고 있더라고..

 

그날은 딱 바로 알아챘어..

 

그런 곳에.. 이런 여자애 둘이 들어와서 놀고 있을 리도 없었을뿐더러..

 

근화기 시절에나 입던 하얀 저고리에 까만 치마를 둘 다 입고 있었거든..

 

유관순 누님이 입었던 그런 거..

 

자다 깨서 흠칫 놀라긴 했지만 별 악의도 없어 보였고

 

그냥 오랜만에 사람을 봐서 신기해하는 그런 얼굴?

 

난 어딜 가나 구경거리야 ㅠ

 

지금도 길을 걸으면 사람들 마저 쳐다봐 ㅠㅠ

 

암튼 카메라를 챙겨 서둘러 나서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더라고..

 

"가지 마"

 

"응.. 우리랑 놀아!"

 

"미안.. 가야 돼"

 

하면서 문을 열고 나서는데

 

꺄르르르 웃으면서 달려들더니 내 등 뒤에 올라타는 거야..

 

순간 등 뒤가 싸해지며 기분이 급 다운!

 

"안 내려가?"

 

아무리 그때 기가 좋았다곤 하나

 

그 순간엔 소름이 끼쳤고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오고 만 거지...

 

방구석으로 냅다 달려가더니 처박혀서 울먹거리더라고..

 

그러다가 이내 곧 사라져 버렸어..

 

괜시레 미안해지면서 가슴이 짠해지더라..

 

어쩌면 내 할머니 뻘일지도 모르는데..

 

소리 질러서 미안했어요..

 

쓰고 보니 시시하다 미안~

 

 

출처: https://pann.nate.com/b3189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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