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저는 지역*협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2주 전에 저희 업장을 마을 회관처럼 드나들던 동네 어르신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그간 고마웠다고 인사차 뭘 주시더라고요. 몸에 좋다는 말에 지점장님도 동료도 맛있게 먹길래 저도 별생각 없이 받아마셨는데.. 알고 보니 그게 뱀술이었습니다 그 무거운 걸 구루마에 얹어서 가져오시고 또 가져가시는데.. 가져가실 때 도와드리면서 봤더니 말이 뱀이지 구렁이였습니다. 제 허벅지만한... 정말 무서웠어요 보기만 해도... 그걸 본 뒤로 괜히 속이 안 좋고 너무 징그러워서 소름이 자꾸 일더라고요... 무섭고요.. 이런 저를 보고 동료는 약을 약으로 받아들여야지 안 그럼 잘 먹어놓고 탈 난다고 좋게 몸보신했다 생각하래요. 다들 아무렇지 않은데 저만 좀 유별나..
그 귀신을 본다는 녀석을 따로 불러와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러던 중 녀석이 한 말 중에는 여러가지 의미심장한 의미가 있었는데... "보통 귀신이 달라붙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위험한 사람일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기가 다른 사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안 좋은 의미에서 말입니다 사람도 기복적으로는 영적인 존재여서 그런 것에 대한 감이 다른 동물들보다 떨어질지언정 위험하다는 것이나 안 좋은 느낌은 받기 마련이라고 그런 사람은 보통 피해 다니는 게 좋습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이 뭔데 그래?" "살인자나 그 있지 않습니까? 그 사이코패스인가 그런 부류 일 수도 있고 극심한 우울증 환자나 속이 굉장히 분노나 증오로 가득 찬 사람들... 폭발하지 않고 속을 썩이다 ..
이건 군대에 있었을 당시의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다시피 군대에는 별의별 녀석들이 다 들어오기 마련이다 부잣집 도련님부터 시작해서 온갖 돌아이, 깡패 출신까지.. 그런 부류 중에서도 내나 복무할 당시에 흔히들 말하는 '신기'라 해야 하나 아무튼 귀신을 본다는 녀석이 후임으로 왔었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녀석은 다른 사람들과도 친화력이 좋았던 녀석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의 흔한 질문 공세에도 불구하고 재치 있게 얘기해 주던 좋은 녀석이었다 흔한 질문들은 예상하다시피 '귀신을 본 적 있느냐' 부터 '지금 내 뒤에 귀신 있냐'까지 재미로 물어보던 녀석도 있었고 진지 빨면서 물어보는 녀석도 있었지 그 이외에도 보통 전업을 오면 생지부를 행보관이나 중대장이 확인하기 마련인데 당시 친했던 계원 선임의 얘기를..
제가 청곡 리조트를 가게 된 건 터널에서의 악몽을 겪고 난 후였습니다 아저씨가 말한 루트를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그곳은 리조트라 하기엔 규모나 시설 면에서 좀 부족함이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처음에 들어설 때부터 왠지 모를 부조화가 느껴지긴 했지만 비 성수기고 한밤중이라 적막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차를 세우러 아저씨와 입구에서 관리인 아저씨를 찾고 있었는데 공터 느티나무 아래에 웬 꼬마 여자애가 앉아있었습니다 다가가서 "너 지금 몇 시인데 여기서 뭐 하니?" 물어봤습니다 먼발치를 응시하며 벤치에 앉아있던 꼬마는 아무 말 없이 펜션으로 쪼르르 들어가 버렸습니다 시크한 매력에 도취해 멍 때리고 있었는데 바로 옆 건물에서 관리인 아주머니가 나오길래 아저씨는 방을 잡고 전 형을 깨우러 갔습니다 ..
제가 그 저주받은 농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2주일 남짓 됐을 무렵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강원도 농장까지 가다 보면 여러 터널이 나오는데 그중 한 터널에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문제의 터널은 예전에 잼버리였나 하는 것 때문에 생긴 국도 길 터널 중에 한 곳이었는데 제가 본 그 터널 안은 다른 터널들보다 등이 많아서 더 밝았는데 전체적으로 더 어둡고 침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가 하니 같이 일하던 형이 말하길 예전에 터널 안에서 사고로 불이 났었는데 앞뒤로 사고 차에 막혀서 중간에서 타 죽었던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합니다 그 후부터 그 터널을 지날 때마다 터널 중간 조금 지나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얘기해주는 형도 아침에 우유 싣고 나가다가 몇 번 들었는데 정말 소름이 끼..
다니던 직장에서 알력으로 퇴사를 하고 시간이 나서 받았던 소개팅에선 백수라는 이유로 가차 없이 퇴짜를 당하고 돈 나갈 때는 많아지고 여러모로 되는 일이 없던 재작년 가을이었습니다 구인광고에서 우연찮게 본 그곳 월 280만 원에 강원도 산 중턱 농장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소들을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집을 떠난다는 것에 망설였지만 되는 일도 없고 착잡한 심경이었던 그때 속세를 떠나 다 잊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자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산 중턱이 아니라 깊은 꼭대기였고 밤이 되니 주변에 불빛 한 점 없었습니다 거기에 전기가 들어온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곳엔 먼저 와 일하고 있던 두 분이 계셨는데 농장 안에서 거주하지 않지만 사료와 우유를 실어 나르는 3살 터울 형과 농장을 전체적으로 ..
이 이야기는 외할아버지의 경험담이고 오래전에 고인이 되셨어 외할아버지께서 사망진단을 받으시고 당시 외할머니께서 외할아버지의 얼굴을 조금 더 보고 보내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집에 시신을 모셔와 안방에 두셨거든 그런데 이틀 뒤에 안방 문이 열리면서 외할아버지께서 물 좀 달라고 하시면서 기어 나오시는데.. 외할머니와 이모들 모두 놀라 기절.. 외삼촌들 하고 이모부들, 우리 엄마만 겨우 정신줄을 잡고 계시고 나는 그때 어려서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다는.. 할아버지께 물 갖다 드리고 팔다리 주물러 드리고 기절한 사람들 챙기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었어 몇 달이 지나서 다시 외가에 찾았어 정말 죽었던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쌩쌩하셨음 밭에서 일도 하시고 지게도 지시고, 다들 다 어디론가 나가고 집에 나랑 외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