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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괴담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귀신이 붙지 않는 사람 1편 본문

공포/네이트판 소름글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귀신이 붙지 않는 사람 1편

daengo 2020. 2. 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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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군대에 있었을 당시의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다시피 군대에는 별의별 녀석들이 다 들어오기 마련이다

 

부잣집 도련님부터 시작해서 온갖 돌아이, 깡패 출신까지..

 

그런 부류 중에서도 내나 복무할 당시에 흔히들 말하는 '신기'라 해야 하나

 

아무튼 귀신을 본다는 녀석이 후임으로 왔었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녀석은 다른 사람들과도 친화력이 좋았던 녀석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의 흔한 질문 공세에도 불구하고 재치 있게 얘기해 주던 좋은 녀석이었다

 

흔한 질문들은 예상하다시피 '귀신을 본 적 있느냐' 부터 '지금 내 뒤에 귀신 있냐'까지

 

재미로 물어보던 녀석도 있었고 진지 빨면서 물어보는 녀석도 있었지

 

그 이외에도 보통 전업을 오면 생지부를 행보관이나 중대장이 확인하기 마련인데

 

당시 친했던 계원 선임의 얘기를 듣자 하니 생지부를 확인해 본 간부들이 그 뒤에, 그 녀석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흔히 무당에게 물어볼 법한 내용이었다는 거다

 

그 녀석이 입대 전에 뭘 하던 녀석이었는지에 당시에는 몰랐으므로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묘했던 게...

 

다른 선후임들과는 친하게 지냈던 녀석이 유독 나에게는 약간 어려원하단고 해야 하나..

 

꺼림칙한 느낌으로 대했었다

 

물론 그런 사람 만나는 게 흔한 게 아니니까

 

나도 친해져보려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했지만 그때마다 답변보다는 살짝 인위적인 톤의 목소리로 "없습니다" 나 "괜찮습니다" 등등 뭔가 숨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뭐 그러려니 하고서는 몇 개월을 그렇게 데면데면하게 지냈다

 

그렇게 지내고 나서 10월에 접어 들었고 어떤 이유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녀석과 탄약고 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건 사실 내가 녀석과 나갈 이유가 없었다는 거다

 

당시 우리 부대는 독립 중대 형태의 중대로 중대원 50명 남짓한 작은 부대여서 위병소 근무 없이 탄약고 근무만이 있었고

 

그것도 자기 분대의 인원들과 나가는 게 거의 기본적인 근무 형태로 사실 다른 소대에 그것도 다른 분대였던 녀석과 나갈 이유가 없었음에도 녀석과 야간 탄약고 근무에 나가게 된 거다

 

자초지종은 행보관에게 들어야 했지만 당시 전역을 앞둔 행보관에게 그런 일로 귀찮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별로 언제, 누구와 나가든 상관은 없었기에 그러려니 했었다

 

아 참고로 탄약고로 말하자면 부대 내에서 귀신이 가장 많이 보인다고 하는 곳이었다

 

나 또한 전입 초부터 귀신에 대한 말도 많이 들었고 주변에 귀신을 봤다는 후임과 선임이 정말 많았기에 보려고 노력했지만 볼 수 없었다

 

(야시경으로 귀신 본 놈도 있어서 그것도 해봤고 그 앞에 귀신들린 가로등이나 주변에서 뻘짓도 많이했지만)

 

그러던 중에 녀석과 탄약고를 나가게 된 거다

 

어찌 보면 기회였다

 

귀신을 본다는 녀석과 가면 확실하게 볼 수 있을 듯해서 평소와 달리 탄약고 근무에 일종의 기대감마저 들었다

 

그러고 나서 새벽 3시 근무에 녀석과 투입되었다

 

처음 나갈 때는

 

"날씨가 선선하네, 귀찮네"

 

등등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다가 귀신이 출몰한다는 지점에 다다르게 되자 물어봤다

 

"야 저기에 귀신 있냐?"

 

(좀 우물쭈물 대더니)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탄약고 한바퀴를 돌더니 하는 말이

 

"여기에는 지금 귀신이 없습니다"

 

그 대답에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알았다고 하고 전번 근무자와 교대를 했다

 

당시 실망감에 전번 근무자에게 물어봤었는데

 

"어? 그 놈이 전에는 여기 귀신 없었던 적이 없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확실 한거야?"

 

"예 지난번에 그 녀석이랑 근무 나왔을 때도 위치까지 알려주며 있다고 했었습니다"

 

안 그래도 평소에도 데면데면 하던 차에 이 놈이 나를 무시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약간 괴씸한 기분이 들어 근무시간 내내 녀석에게 귀신이 보이냐 물어봤지만 녀석은 일관되게 '없다' 라고 하는 겁니다

 

당시에 제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은 탄약고 바로 옆에 이장이 안된 묘지들이 때거지로 몰려 있었는데도 없다 라고 하니...

 

어차피 30분에 한번씩 비상벨 확인을 해야 하니 순찰을 돌다오라고 시켰고 그때마다 있었느냐 물어봤지만 그래도 없다 라고 하니..

 

나도 그때는 웬일인지 빈정상한 기분이 들어 그 녀석에게 조곤조곤 물어봤습니다

 

"평소에 네가 나 어려워 하는 건 아는데 근무 나와서까지 네가 나한테 이러면 나도 너한테 잘해주기 힘들다.

 

 나한테 이러는 이유라도 있냐?"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하다는 말을 들을려고 물어보는게 아니잖아

 

 사람이 분명 이유없이 기분상할 수도 있는거고 내가 너 귀찮게 계속 물어본 것도 있다지만 네 말투나 행동보면 나한테 뭔가 있어서 이러는 거 같다"

 

이런 식으로 20분 정도를 얘기하자 녀석이 우물쭈물거리며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눈치를 보아하니 뭔가 내용이 있어보여서 말해보라고 하자 하는 말이

 

"OO병장님은 귀신(영가)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뭐라는거야 ... 이 새X가'

 

딱 이 생각이 들면서 욕이라도 터져나올 듯 했지만 얘가 화가 나서 한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차분했고 그냥 한말 치고는 무게감이 있는 말투였기에 자세히 설명해보라고 하니

 

"애초에 전입왔을 때부터 귀신 같은 게 붙어있지도 않았고

 

 귀신이 붙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했습니다"

 

그 말인 즉슨,

 

나에게는 귀신이 붙을 수가 없었다는 얘기로도 들렸기에 잠자코 듣고 있었다

 

아예 주변이 깨끗하다는 말이 아닌가?

 

기기에 녀석이 추가적인 설명을 하는데..

 

"OO병장님 주변에는 귀신이 없습니다"

 

(벙져하며) "뭐라는 거야 새X야 자세히 좀 말해봐"

 

"원래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귀신이 붙을 수도 있는거고 왔다 갈 수도 있는데 OO병장님은 아예 그런게 없습니다

 

 그거는 이상한 겁니다

 

 원래 영가(귀신)는 물이나 공기 같은 거여서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또한 사람에게 붙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사람'쪽에서 먼저 건들지 않으면 그쪽도 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것과 더불어 흔히 '조상신'이라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 흔히들 말하는 '수호령' 비슷한 걸로 조금 이나마 있는 사람이 대부분 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것조차 없다는 건 쉽게 말해서 주변이 '진공'상태와도 같다는 겁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그런 것들이 붙어 있는게 정상이지만 OO병장님은 그런 게 없습니다

 

 물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정상'이 아닌 부류입니다

 

 생령이라고 해서 사람의 원한이나 강하게 바라는 것이나 념같은 게 응어리진 뭉텅이 같은게 있는데

 

 이게 정상적인 사람은 가지고 있는게 아닙니다

 

 그런 게 그 사람 주변을 꽉 채우고 있으면 그 주변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을 뿐더러 다른 영가들이 꺼려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런 걸로 볼때 OO병장님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꺼려졌던 부분이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그 말 이후에 서로 말없이 근무를 서다가 탄약고를 내려왔고 

 

다음날 그 녀석 맞선임에게 그 애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 녀석과 대화를 나눴고 대화 내용은 이랬다

 

-2편에서 계속-

 

 

출처: https://pann.nate.com/talk/32895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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