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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괴담이야기

[괴담] 숨비소리 수살귀 이야기 본문

공포/괴담

[괴담] 숨비소리 수살귀 이야기

daengo 2021. 7. 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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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대구에서 태어난 저희 삼촌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물놀이를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중, 고등학생 때에는 청소년 수영선수로 활약하며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수영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남다른 분이셨는데 

 

 

 

삼촌이 성인이 되기 전에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며 가정형편이 어려워졌고, 

 

 

 

삼촌은 수영선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못해서 22살이 되던 해에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 해남 구조대에 자원입대했는데 입대한 지 하루 만에 땅을 치며 후회하셨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훈련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했다고 합니다.

 

 


고된 훈련을 하루하루 간신히 버텨내신 삼촌은 군복무 중 수중용접기술을 배우셨고 

 

 

전역 후에 부산의 꽤 규모 있던 조선소에 취직해 5년간 산업 잠수부로 활동했고 

 

 

 

그러다 서른 살에 제주도가 고향이신 직장 동료분과 사랑에 빠졌고, 

 

 

 

그 분과 결혼 후 제주 서귀포의 작은 어촌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980년대 초반, 당시 전문 인력이 귀했던 제주도에서는 젊은 나이에 1급 잠수 기능사인 삼촌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는데 삼촌은 인양작업이나 수중 공사 등 다양한 일을 하셨고,

 

 

 

 그렇게 가정을 이룬 삼촌은 열심히 일하시며 나름 넉넉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 평안한 마을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는데 

 

 

 

마을 해변과 선착장 사이에는 커다란 갯바위 하나를 중심으로 암초대가 형성이 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다양한 바다생물의 군락지로 낚시꾼들 사이에선 꽤 인기 있는 낚시 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밤낚시를 하던 두 명의 낚시꾼이 갑작스레 실종된 것입니다.

 

 


주민들은 그저 낚시꾼들의 부주의로 그들이 너울에 휩쓸린 거라며 유감을 표할 뿐 크게 동요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며칠 후에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낚시꾼이 익사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고와 관련된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삼촌은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었는데 한 젊은 낚시꾼이 동료들과 함께 갯바위 위에 자리 잡고 앉아 회를 안주삼아 과하게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때 누군가 물가와 가까운 암초 위에 서서 소변을 봤는데 그러다 갑자기 바다에 첨벙 뛰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동료들은 처음에 그가 술에 취해 넘어진 줄 알고 깔깔 웃었는데, 

 

 

 

물에 빠진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먼바다로 헤엄쳐갔다고 하는데 일행들이 그를 애타게 불렀지만 그는 뭔가에 홀린 듯이 계속해서 멀어져 갔고, 

 

 

 

몇몇 사람들이 물에 뛰어들어 그를 쫓아갔지만 다들 물에서 뭘 본 건지 반쯤 넋이 나간채로 기겁을 하며 물밖로 도망쳐 나왔다고 합니다.

 

 


바닷속으로 사라진 그는 다음 날 싸늘한 시신이 되어 뭍으로 밀려왔는데 시신의 입 안에는 정체모를 머리카락 한 뭉텅이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갯바위 낚시가 위험하긴 해도 그것은 전례 없던 끔찍한 사고였고 연이은 사고로 인해 평화롭던 마을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몇 달 사이에 바다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까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녀들은 수심 15미터 이상에서도 작업을 거뜬히 하는 베테랑들이었는데 

 

 

 

그리고 보통은 서너 명의 해녀들이 짝을 지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분명 동료들이 먼저 알아챘을 것입니다.



마을 해녀들이 바다에 나가 사망하는 실종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런 해녀의 사고소식에 마을 주민들 모두가 당황했습니다.

 

 


당시 주변 해녀들의 말에 따르면 실종된 해녀들 모두 평소와 같이 물질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탓에 그 누구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선 숙련된 잠수부까지 실종이 되자 마을은 한바탕 난리가 났고, 

 

 

 

작은 어머니는 삼촌이 수색작업을 하시는 걸 필사적으로 막았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반년 사이에 한 마을에서 일어났는데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근의 낚시꾼 한 명이 또다시 실종되자 이 모든 것은 물귀신의 탓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마을 전체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한 평생을 물질로 업을 삼았던 해녀들조차 바다에 들어가길 꺼려했고, 

 

 

 

낚시꾼들 역시 더 이상 이 마을을 찾지 않게 되었는데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어업 수확량까지 눈에 띄게 줄어들자 급기야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들마저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업의 잠정 중단과 줄초상으로 평화로운 마을은 한순간에 아비규환이 되어버렸습니다. 

 

 

 

상황을 보다 못한 마을 어르신은 영험하다는 신방을 불러오셨는데 신방은 제주도 방언으로 무속인을 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긴 잿빛 머리를 뒤로 정갈히 묶은 중년 여성의 신방이 마을로 들어왔고, 그녀는 해변가에 우두커니 서서 바다를 한참 동안 노려보았는데

 

 


"어휴 , 이렇게 멀리 있어도 숨통이 조여오는구먼.



이건 예삿기운이 아니네"

 

 


연신 방울을 흔들며 뭔가를 찾는 듯 물가를 천천히 둘러보던 신방은 심각한 얼굴을 하고는 도망치듯 뭍으로 나왔습니다.

 

 


마을 촌장에게 그간의 일들을 전해 들은 신방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는데

 

 


" 그간 못되고 끔찍한 것들은 많이 봐왔지만, 저도 저렇게 흉측한 건 난생처음 봅니다.

 

 

 

독이 어찌나 바짝 올랐는지, 내가 모시는 할머니도 등 뒤로 숨어버렸어요.

 

 

 

악귀도 저런 악귀가 없습니다.

 

 

 

태생은 본디 인간이였겠지만 이제 인간의 모습은 완전히 잃고 말았네요.

 

 

 

그 악독함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니 어설프게 나섰다간 도리어 화를 입을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굿으로 어찌할 수는 없겠습니까?"

 

 


"물귀신은 보통 넋건지기 굿을 해서 한을 풀고 넋을 물에서 건져서 천도시키는 것으로 달래긴 합니다만 이 정도로 본질이 변형된 귀신은 생전에 가지고 있던 정신이나 기억 따위는 모두 소멸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부류는 증오나 원한조차도 없어져 그저 맹목적으로 산 사람의 목숨을 끝없이 거둬갔죠.

 

 


사연을 알 방법도 대화조차 안 될 건데 성불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음기가 바다의 기운보다 강해서 다른 곳으로 내치기도 힘듭니다."

 

 


"아이고 대체 그런 게 왜 우리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겁니까?"

 


"글쎄요 분명히 하루아침에 나타난 건 아닐 테고 오랫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가 최근에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깨어난 게 틀림없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쉽진 않겠지만 방법은 단 하나뿐입니다. 

 

 

 

액막이를 쳐서 저걸 봉인시켜야 합니다"

 

 


그날 밤 마을에는 칠흑보다 깊은 어둠과 끝없이 적막감만이 맴돌았는데

 

 


그리고 이튿날 새벽, 문제의 갯바위 위에서 액막이 굿과 봉인 의식이 시작됐는데 의식은 매 썰물 때마다 행 해졌고 마을 해안에서 들려오는 북소리는 무려 닷새 동안 이어졌습니다.



봉인 의식이 모두 끝난 후에는 의식에 사용된 물건에 명주실을 감아 쇠붙이를 달아 물속에 수장시켰다.

 

 


"신방.. 앞으로는 이 마을에 끔찍한 일은 더 이상 없겠죠?"

 

 


"그건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누가 부정 타는 일을 해서 저걸 깨우는 날에 장담하건대 모두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저 갯바위 근처에는 그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세요"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기다란 철근에 빨간 페인트를 칠해서 갯바위 쪽에 군데군데 심어 두고 그곳엔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는데 그러자 신기하게도 더 이상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해녀들은 다시 일을 시작했고 마을은 다시 평화로워졌는데 그 후 4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루는 삼촌이 장인어른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저번 주였나? 새벽에 배를 타러 나가는데, 저 멀리 해변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고.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그게 무슨 여자 목소리 같기도 하고, 비명소리 같기도 한 것이 아무튼 기분이 나빴어.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 엊그제 새벽에 같은 장소에서 또 그 소리가 들리더라고. 

 

 

 

이번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오한이 들면서 머리가 아프고 속이 매스껍더라. 어휴 그 길로 집에 와버렸지. 어째 느낌이 영 불길하더란 말이야.

 

 


자네도 바다 나갈 땐 각별히 조심하게."

 

 


하지만 삼촌은 예전에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탓이라고 여겼고 그저 장인어른께서 예민하게 반응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0월의 어느 오후 ,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삼촌은 양식장 보수작업을 마친 후 보트를 타고 돌아오고 있었는데 

 

 

 

해안에 가까이 가까워졌을 무렵 쿵 소리와 함께 보트의 모터가 멈춰버렸습니다.

 

 


팬에 그물 같은 게 잔뜩 엉킨 탓에 삼촌의 친한 동생 고씨가 급히 입수하여 물 아래쪽으로 내려갔는데 

 

 

 

삼촌은 보트 위에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한참을 지켜봐도 고씨가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걱정스레 주변을 살펴보는 삼촌의 시야에 갯바위가 들어왔고, 

 

 

 

그 날따라 군데군데 솟아있던 붉은 철근들이 평소보다 훨씬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는데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삼촌이 입수를 하려던 그때 고씨가 꼬르륵 소리를 내며 물밖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아 놀래라.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

 

 


"행님 , 이거 그물이 아니고 머리카락 같은데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물이 아니면 해초 같은 거겠지"

 

 


"이상하네, 암만 봐도 해초가 아닌 거 같은데요. 

 

 

 

아무튼 싹 다 잘라낼 테니까 저기 니퍼 좀 주세요"

 

 


"그래. 니 혼자서 괜찮겠나?"

 


"아이고 형님 매번 있는 일 아닙니까. 

 

 

 

금방 처리할게요"

 

 


그렇게 도구를 챙겨 물속으로 들어간 고씨는 영영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뛰어들어간 삼촌이 한참 동안 고씨를 찾았지만 고씨는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고 합니다.



보트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날은 어느새 어둑어둑 저물어갔는데 삼촌은 곧장 어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근처에 있던 어선 한 척이 연락을 받고 와서 고씨의 보트를 끌고 갔습니다.

 

 


사라진 고씨를 찾기 위해 온 마을사람들과 경찰 구조대 등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었지만 태풍이 북상하며 파도가 거세지는 바람에 수색이 중단되고 말았고 

 

 

 

고씨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삼촌은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밤 10시 무렵에는 잠시 비가 걷히며 바람이 제법 잠잠해졌지만 수색작업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였는데 

 

 

 

썰물 때까지 고씨를 찾지못한 채 이대로 태풍이 지나가버린다면 그의 시신조차 영영 수습하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사실 삼촌과 작은 어머니가 처음 제주도에 정착했을 때 도민들의 텃세에 쩔쩔매던 삼촌에게 선뜻 손을 내밀었던 사람이 고씨였습니다.

 

 


그는 삼촌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서 도와주었고 

 

 

 

삼촌 역시 그런 고씨를 친동생처럼 여겼는데 통곡을 하다못해 실신해버린 고씨의 아내와 아무것도 모르는 고씨의 어린 자녀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삼촌은 결국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당시 삼촌이 사용하던 머굴이라는 재래식 산업용 잠수장비는 조력자 없이 혼자선 사용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삼촌은 스노클과 랜턴, 오리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착용한 채 가족들 몰래 밤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 여기는 해안선이 복잡하니 조류에 휩쓸렸다해도 아직 이 근방에 있을 거야. 

 

 

 

태풍이 여기까지 오려면 반나절 넘게 남았으니 빨리 찾아서 복귀하자."

 


삼촌은 태왁이라는 기구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수면을 오르내리며 해안 곳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는데 테왁이란 부력이 있는 커다란 스티로폼 덩어리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해녀나 다이버들에게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야가 흐린데다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며 바람이 다시 거세져버렸고, 

 

 

 

지금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삼촌은 수색을 멈추지 않았고

 

 


" 딱 한군데만 더 둘러보자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수심 8미터 지점에 랜턴 불빛이 비추는 곳에 희미한 사람 형체가 보였는데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삼촌은 급히 수면 위쪽으로 올라가 숨을 한번 가다듬은 후 다시 물아래로 내려가 랜턴을 비추었습니다.

 

 


그곳에는 아까 보았던 사람 형체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 삼촌은 그것이 고씨의 시신이라 확신하며 가까이 다가갔는데 

 

 

 

하지만 강한 조류 탓에 시야가 점점 탁해지며 몸이 밀려나 접근조차 쉽지가 않았습니다.

 

 


삼촌은 전력을 다해 다가갔고 

 

 

 

5미터, 3미터 

 

 

 

그리고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갔는데 

 

 

 

몸을 곧게 세운채 바닥을 바라보며 물속 한가운데 둥둥 떠있던 그건 키가 보통 성인 남성의 두배는 되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긴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뻗쳐서 기분나쁘게 살랑거리고 있었는데 

 

 

 

이를 악물고 힘껏 헤엄쳐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이 거친 조류 속에서 저 앞에 있는 사람 형체는 꼿꼿하게 지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삼촌은 뭔가에 홀린 듯 잠시 넋을 잃고 그 형체를 보았는데 

 

 

 

그리고 찢어질듯한 높은 톤의 음성이 물속에서 나지막히 들려왔는데 그건 분명 사람이 인위적으로 내는 소리였습니다.

 

 

 

해녀들의 숨소리를 입으로 흉내내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몹시 불쾌는데 소리를 찾아 사방을 둘러본 던 중 다시 고개를 돌린 순간 삼촌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미동도 없던 사람의 형체가 몸을 서서히 움직이며, 삼촌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빛바랜 색동저고리 치마를 입고있었는데 사방으로 뻗친 긴 머리카락들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것은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 거리며 기이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물살에 의해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으로 보기엔 자세가 상당히 비정상적이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등골이 오싹해진 삼촌은 서둘러 수면을 향해 올라갔고 

 

 

 

그리고 그때 귀 바로 옆에서 또다시 그 소리가 들렸고, 

 

 

 

깜짝 놀란 삼촌이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괴형체가 있었던 아래쪽 역시 아무것도 없었는데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그것이 삼촌의 코앞에 서있었습니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물살에 휘날리며 삼촌의 얼굴을 마구때렸고 

 

 

전방의 시야를 다 가릴 정도로 커다란 얼굴이 갑자기 나타나자 삼촌은 자신도 모르게 냅다 비명을 지르고 말았는데 희미한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방해하지 마라"

 

 


그 말을 듣는 동시에 몸속에 남아있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버렸고 

 

 

 

삼촌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키고 말았습니다. 

 

 

 

다량의 바닷물이 순식간에 삼촌의 폐와 식도로 들이닥쳤고 

 

 

 

가슴에 엄청난 통증을 느낀 삼촌은 급히 수면을 향해 헤엄쳐 올라갔습니다.

 

 


헤엄쳐 올라가던 도중 한쪽 다리가 갑자기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불빛을 비춰 확인하려했지만 랜턴은 두 번 깜빡거리더니 휙 나가버려서 삼촌이 칠흑 같은 물아래로 손을 뻗어 다리 쪽을 더듬거렸고 

 

 

 

손끝에 날카로운 손톱과 크고 기다란 손가락들이 만져졌습니다.

 

 


누군가의 손이 삼촌의 왼쪽 오리발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던 것입니다.

 


삼촌은 마구 발버둥치며 오리발을 벗어던진 후 사력을 다해 위쪽으로 올라갔는데 밖의 상황은 더더욱이 암담했습니다. 



로프는 이미 놓친지 오래고 테왁을 찾기는커녕 어느 쪽이 육지인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달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비바람과 함께 강한 파도가 끊임없이 삼촌을 덮쳐와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구명장비 하나도 없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있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던 삼촌은 또 다시 발목이 붙잡혀 물속으로 끌려들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무작정 앞으로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

 

 


패닉 상태에 빠진 삼촌은 참을 수 없는 공포를 견디지 못해 그저 본능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는데 

 

 

 

거친 숨을 쉴 때마다 머리 위로 끊임없이 덮쳐오는 파도 때문에 공기를 마시는 건지 바닷물을 마시는 건지 조차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힘이 다 빠진 삼촌의 정신이 흐려지던 찰나,무언가 단단한 게 머리에 쿵하고 세게 부딪혔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삼촌은 손에 닿은 물체를 붙잡고 필사적으로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에 부딪힌 그것은 커다란 암초였는데 온 몸이 암초에 찍히고 긁혀 피가 흘러내렸지만 고통을 느낄 겨를이 없었는데 

 

 

 

구사일생으로 간신히 물 밖으로 올라온 삼촌은 잠시 숨을 고르며 저 멀리 보이는 마을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을 바라보았습니다.

 

 


머리와 몸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러내렸고

 

 

 

그제야 정신이 들며 고통이 밀려왔고

 

 

 

상처가 꽤 심각해서 서둘러 지혈을 해야했지만 머리에 흐르는 피에 빗물이 섞인 채 얼굴을 뒤덮어버려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습니다.

 

 


삼촌은 랜턴을 겨우 집어드는데 성공했고

 

 


"제발.. 제발 좀 켜져라"

 

 


그렇게 랜턴 뒷부분을 몇번 치자 탁하고 불이 들어왔고

 

 

 

불빛을 비춰 주변을 둘러본 삼촌은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주변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철근들이 모두 붉은색이었기 때문인데 오래전 신방이 그 누구도 얼씬조차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던 그곳에 삼촌이 위태롭게 몸을 기대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 물속에서 겪었던 악몽같은 일을 떠올리며 좌절해버린 삼촌은 고민 끝에 갯바위를 벗어나 육지로 가기로 했고 육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만조 때 수심이 제법 깊은 데다 비바람이 거세져 파도가 꽤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육지까지는 그리 멀지않은 거리였지만 만조 때 수심이 제법 깊은 데다 비바람이 거세져 파도가 꽤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미 탈진한 상태로 망신창이가 된 몸이 이 성난 파도를 뚫고 무사히 육지에 닿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물속에서 봤던 그것이 또다시 나타날지도 몰랐습니다.

 

 


삼촌은 자리에서 일어나 랜턴으로 주변을 비춰보았는데 그때

 

 


" 저게 뭐야? "

 

 


대략 5미터 남짓 떨어진 수면 위쪽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가 솟아있었고 

 

 

 

족히 수십명은 되어 보이는 남녀가 빼곡히 모여서 삼촌을 등지고 물 위쪽으로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기이한 광경에 삼촌은 두 눈을 비비며 그것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그것들은 출렁이는 파도속에서 꿈쩍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중 바짝 깎은 머리에 커다란 귓불을 가진 남자의 뒤통수가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인마야 니 거기서 뭐하노! 

 

 

 

행님 왔다. 

 

 

 

당장 나온나! 

 

 

 

인마 퍼뜩 집에 가자!"

 

 


그건 바로 삼촌이 애타게 찾고있던 고씨였는데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기이한 소리가 파도를 뚫고 나지막하게 들려왔습니다.



아까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소름끼치는 그 소리에 삼촌은 반사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랜턴을 비췄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누군가 갯바위 뒤쪽에서 고개만 내밀고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는데 

 

 

 

상반신 만으로도 일반 성인의 키를 훌쩍 넘기는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린 채 퉁퉁 불어있었고 

 

 

 

이마 곳곳에는 붉은 점들이 찍혀 있었으며 비정상적으로 넓은 미간에 가로로 길게 찢어진 눈을 움푹 파여 광대뼈 바로 위쪽에 붙어있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진 덥수룩하고 퍼석한 머리칼은 흡사 들짐승의 갈기처럼 보여 더욱 더 공포스러웠는데 

 

 

 

그것은 살기가 가득한 시뻘건 두 눈을 부릅뜨고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 곳에는 온통 피로 얼룩진 오방색 저고리가 있었는데 

 

 

 

그건 삼촌이 아까 물 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삼촌의 손 끝에 느껴졌던 기다란 손가락 끝에는 새까만 손톱들이 제멋대로 솟아나 있었고 

 

 

 

공포에 질려 그대로 얼어붙은 삼촌은 그저 그것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그것이 바로 삼촌을 덮칠 것만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것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란한 파도소리와 빗소리가 잠깐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들었을 정도로 심장은 터질 듯 요동을 쳐댔고

 

 

 

 피를 가득 머금은 슈트에서는 아련한 온기와 함께 비릿한 피비린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래, 이렇게 된 거 이제 죽기살기다"

 



삼촌은 마음 속으로 셋을 센 뒤에 곧장 물로 뛰어들어 전력을 다해 육지까지 헤엄쳐가기로 했고 여기서 100미터 정도만 헤엄치면 발이 땅에 닿는 수심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칫 조류를 잘못 만나면 순식간에 먼바다로 밀려나 그대로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 상황에서 모든 건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하나..둘..."

 

 


방금 전까지 삼촌의 눈 앞에 있던 그것이 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는데 삼촌이 육지까지의 거리를 재느라 순간적으로 그것에게서 시선을 떼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때 불쾌한 숨소리와 함께 얼음같이 차가운 냉기가 삼촌의 볼을 스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악취가 풍겨져 왔습니다.

 

 


온몸에 털이 쭈뼛선채 그대로 굳어버린 삼촌은 눈만 겨우 움직여 곁눈질로 그걸 살짝 쳐다보았는데 차마 랜턴으로 그걸 비출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으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삼촌은 물속으로 몸을 날렸는데 짠 바닷물이 상처에 닿아 칼에 찔리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픔을 느낄 여유 따윈 없었고 

 

 

 

삼촌은 죽을힘을 다해 육지로 헤엄쳐갔습니다.

 

 


몸이 조금 앞으로 나아간다 싶다가도 금세 힘이 빠지며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눈에는 핏물이 들어차서 이내 시야가 흐려졌고 

 

 

 

삼촌은 오랜 경험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처음 출발했던 방향을 애써 기억해내며 앞으로 계속 나아갔습니다.

 

 


그 사이 팔다리의 감각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엉뚱한 곳으로 밀려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불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던 그때 , 삼촌의 손가락에 무언가 감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억세고 기분 나쁜 그 촉감은 그것의 머리카락 같았는데 놈이 여기까지 날 쫓아왔구나 하고 생각한 삼촌은 결국 모든 걸 체념해버렸고 아무 감각이 없는 몸으로 바닷물만 꾸역꾸역 삼키며 의식을 잃어갔습니다. 

 

 

 

아득한 시간이 지나고 삼촌은 자신의 몸이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대로 놈에게 잡혀가는 건가 싶어 마구 저항을 하자 누군가 삼촌의 얼굴을 내리쳤고 삼촌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헉.. 헉.. 여기가 어딥니까?"

 


곧이어 삼촌은 자신의 두 발이 땅에 닿아있다는 걸 알았는데 몇 번이고 눈을 비벼 주변을 둘러보니 마을 주민 세 명이서 삼촌을 부축하며 해변가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야이 이 놈의 자슥아!

 

 


니 뒤질라고 환장했나!!!

 

 


퍼뜩 다리에 힘줘라!!

 

 


여서 정신 단디 안 차리면 다 죽는다고!!"

 

 


귀에 익은 걸쭉한 부산 사투리 목소리 주인공은 작업반장이었던 윤 씨 아저씨였는데 

 

 

 

늦은 시간까지 해변을 수색하던 몇몇의 주민들은 저 멀리서 허우적거리고 있던 삼촌을 기적처럼 발견했고 모두 그가 사라진 고씨인 줄 알고 바다에 뛰어든 것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삼촌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급히 수혈과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리고 병원에 왔을 때 삼촌의 열 손가락은 거의 대부분 골절이 되어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작은 어머니께선 당장 이혼하자며 펄펄 뛰셨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삼촌은 퇴원한 그 날부터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꿈을 꾸면 쾌청한 하늘 아래 잔잔하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있고, 

 

 

 

바다의 한가운데에는 고씨가 둥둥 떠있었습니다.

 

 


삼촌이 그에게 점점 다가갈수록 고씨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그와 동시에 주변은 짙은 어둠이 깔렸는데 고씨는 몹시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삼촌을 응시하다 입을 떼는데

 

 


"아... 아...."

 

 


그리고 어느새 눈앞에 나타난 그것은 살기 가득한 시뻘건 눈을 뜨고는 커다란 입을 쫙 벌리며 삼촌의 코앞까지 다가와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 입속에는 푸석한 머리카락들과 검붉은 피가 가득했습니다.

 

 


삼촌은 물속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어두운 심해로 끝없이 끌려들어 가며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일로 삼촌은 한평생을 같이했던 바다를 등지고 잠수사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잠수사 일을 그만둔 후에 잠시 집에서 쉬고 있던 와중에 삼촌은 작업반장 윤 씨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종되었던 고씨가 해변에 표류한 채 발견되었는데 기적적으로 목숨을 간신히 건진 채 병원 중환자실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상태가 대화를 나눌 정도로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바로 병원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고씨의 상태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삼촌이 직접 방문해서 얘기를 나누었지만 결과적으로 고씨는 실종된 동안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삼촌이 목격한 그 괴상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잠시 해변 쪽을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온 삼촌은 고씨가 돌아온 이후 한동안 꿈에 나오지 않던 그 존재와 다시 대면하게 되었는데 이전처럼 입속에 피와 머리카락이 가득한 채로 뜨문뜨문 말하는데


"넌...... 견뎌냈으니깐....... 원하는 걸... 돌려주겠다..... 하지만... 다시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지.... 마라..... 그때는 너..... 하나로.... 끝나지는.... 않을 거다.... "

 

 


"그리고..... 하나를..... 돌려 주었으니...... 하나를 .... 받아가겠다.........."

 

 


이 말과 함께 사라졌는데 삼촌이 눈을 떠보니 해 뜬 아침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날의 끔찍한 악몽과 잔상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결국 삼촌은 가족들과 함께 제주를 떠나 고향인 대구로 이주했고, 

 

 

 

작은 어머니와 함께 종교생활을 하시며 비로소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환갑이 훌쩍 넘으신 삼촌은 두 아들이 결혼하여 독립하자 작은 어머니와 함께 제주의 그 마을로 돌아갔는데 

 

 

 

어릴 때 삼촌 댁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했던 저는 무척이나 잔잔하고 아름다웠던 그 마을의 해안 절경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몇 년 전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삼촌을 뵙기 위해 그 마을을 찾아갔는데 그곳은 관광 개발로 인해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변해있었고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갯바위 쪽은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였는데 

 

 

 

마을 선착장이 부두로 확장이 되면서 방파제에 완전히 가로막혀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삼촌이 다시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새로 알게 된 사실은 전에 이 마을에 방문해서 액막이를 했던 신방이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

 

 


" 실종 시기를 알아보니 바로 삼촌이 그 괴상한 존재를 마지막으로 꿈에서 봤던 그날 본인의 신당에서 실종되었는데 이상한 건 신당이 온통 엉망이었고 물바다인 상태였다고 합니다. "

 



마을은 여전히 평화로웠고 그 일 역시 까마득한 옛 일이 되어버렸지만 가끔은 궁금할 때가 있다고 삼촌은 그러셨습니다.

 

 


"30년 전 삼촌이 마주했던 그 존재는 아직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또 다른 희생양을 가리고 있을지가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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