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괴담] 미친 아이 본문
어제 신나게 겜하고 있는데 급 외갓집에서 전화로 명절인데 함 들려서 같이 저녁 먹지 않겠냐 전화가 왔어요
게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보통이면 난 안 가고 집에 있겠다 하겠지만 저희 외할아버지...
언제나 손자, 손녀들을 보면 세종대왕님 3장 이상씩은 손에 쥐여주어야 직성이 풀리시는 그런 분이세요
그리니 안 갈 수 없죠
가서 사촌들 만나 인사하고 횟집에 가서 처음으로 복어 요리도 먹어보고 그러다 시간이 늦으니 외갓집에서 하루 자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빠와 아버지는 직장인이시지만 두 분다 샌드위치 휴가를 얻으셔서 그날 하루 자고 왔습니다.
어른들은 모였으니 축구, 정치, 경제 이야기를 하시다 고스톱으로 빠지셨고 저와 오빠, 사촌들은 가져온 노트북으로 새벽까지 무서운 영화를 다운 받아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할아버지가 저희 방으로 들어오셔서 드디어 저희에게 용돈을 주시더랍니다ㅎㅎ
근데 할아버지께서 저희가 보고 있는 공포영화를 힐끗 보시더니
"너희 저런 게 무서우냐"
하시더라구요
"당연히 무섭죠, 무서우라고 만든 영화니까요"
근데 할아버지께서는
"나는 70 평생 살면서 어렸을 때 있었던 일보다 무서운 일을 겪었던 적이 없었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영화도 슬슬 질려가고 있던 참이라 간만에 어려진 마음으로 할아버지께 무슨 일이었는지 이야기해달라고 졸랐어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앞에 있는 생과자를 드시면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서론이 길었네요.
이건 할아버지께서 10대 셨을 때 이야기입니다.
저희 외갓집은 지금 경기도 외곽지역에 자리잡고 있지만 원래 할아버지의 고향은 함경북도입니다.
지금은 몇십 년이 지났고 고향 땅과 관련된 물건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동네에 가구가 30채 정도 있고 뒤에 큰 산을 등지고 있으며 산 둔 턱에 울타리를 치고 염소랑 닭을 키우셨데요.
그때 당시 할아버지의 동갑내기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대부분의 10대들이 그렇듯 그분도 한참 질풍노도의 시기였나 봅니다.
그런데 정도가 다른 아이들 보다 심했데요
화를 참지 못하고 한번 화가 나면 광견병 걸린 개처럼 이빨로 물어뜯고 손에 들린 건 닥치는 대로 휘두르고 던지고 부수고...
그러다 한참 그 동네에 있던 한참 나이 어린 여동생이 그 미친 아이가 던진 호미에 맞아 이마가 뚫린 적도 있었더랍니다.
그 미친 아이의 부모님은 동네 사람들만 보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허리를 굽히셔야 했고
그 아이가 저지르는 짓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주변 사람들도 전부 손을 놔버렸을 정도랍니다.
일이 터진 날은 가뭄 때문에 몇 달 동안 비가 안 오는 가을이었습니다.
그날 미친 아이가 집 옆에서 쥐인지 다람쥐인지를 잡아 구워 먹겠다고 나뭇가지를 모아다 불을 붙였는데 하필 불씨가 옆집 울타리로 옮겨붙었데요.
비가 안 와서 나무고 잡초고 전부 바짝 말라 있는 날 바람까지 쌩쌩 불어대더니 불은 삽시간에 번지고 그때 당시에 돌로 지은 집이 흔하지도 않을 때라 그대로 불이 번져 집 4채가 홀랑 타버렸다고 합니다.
정작 바람이 부는 방향 때문에 미친 아이의 집은 멀쩡했다고 하구요..
죽은 사람은 없는데 어떤 사람은 화상을 입어서 팔이 쭈글쭈글해지고 어떤 아주머니는 머리카락에 불이 붙어 머릿 가죽이 다 타버리고...
난리가 났던 거죠...
그 일 때문에 미친 아이의 집은 당장 동네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고 쫓겨나도 할 말이 없는 판국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미친 아이의 집에 있는 소 두 마리를 각각 한 집에 하나씩 주고
미친 아이의 가족이 살고 있던 집을 또 한 집에 주고
남은 한 집은 동네에서 창고로 쓰던 집이라 대충 흙벽 바르고 지붕 얹어서 미친 아이의 가족들이 거기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사건이 마무리 됐을 무렵, 미친 아이의 어머니께서 저희 할아버지 집에 찾아오셨데요
그리고 할아버지의 어머니 앞에 앉아 막걸리를 두세 사발씩 마시면서
"아새끼 때문에 못 살겠습니다.
제가 죽어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면서 펑펑 우셨다고 합니다.
잠시 후 미친 아이의 아버지도 서둘러 오셔서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얼른 집으로 가자"
하고 아주머니를 일으켜 세우려는데 아주머니는
"안 간다, 여기가 내 집이다.
그냥 이 집에서 쥐새끼, 개새끼로 살고 말지
그 괴물 자식 있는 집으로는 절대 안 간다"
하며 발버둥을 치셨답니다.
아무리 술에 취했다지만 오죽이나 무서웠으면 저런 식으로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해가 다 넘어갈 때까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바닥에 뻗어 있으니 근처에 있던 동네 사람들이 전부 할아버지 집에 모여 혀를 끌끌 차면서도
"자식새끼가 원귀 들린 무당보다 더 x랄을 하는데 저럴 만도 하다"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고 합니다.
하여간 아주머니가 그렇게 우는 게 너무 안쓰러우셨는지 미친 아이의 아버지는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리셨데요.
뭐냐면...
그 길로 집으로 쓰는 창고로 들어가 쭈그려 자고 있는 미친 아이를 길바닥에 패대기쳐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밟아 두드려 패고
메주를 엮어놨던 밧줄로 손이랑 몸뚱이를 묶어서 산속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저씨 혼자 산을 내려오셨데요.
그리고 다음날 할아버지가 닭 모이를 주려고 산 둔 턱에 올라가셨는데 미친 아이가 염소 무리들 사이에서 할아버지를 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며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온몸은 흙이랑 땀으로 범벅이고 여기저기 긁히고 찧은 상처 때문에 피딱지가 얹혀서 숨은 헐떡거리고 옷도 다 찢어지고 손톱도 죄다 벗겨진 채로요...
할아버지 왈
염소 사이에서 저런 게 튀어나오니까 처음엔 염소가 살가죽을 벗고 귀신이 돼서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오는 줄 알았데요.
여튼 반나절만에 발견된 미친 아이는 그날 이후로 완전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x랄도 안 하고 몸은 수그린 채 주춤주춤 다니고
목소리도 모기만 해져서는 눈도 못 마주치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 해가 완전히 지나가고 그 다음 해 여름
할아버지가 강가에서 개구리를 잡고 있을 때 미친 아이가 강물에 물수제비를 하는 걸 보고 가서 물어보셨데요.
작년에 산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귀신을 본 거니, 괴물을 본 거니 물어봐도 대답이 없길래 그냥 다시 개구리 잡으로 가야겠거니 했는데 그 미친 아이가...
"나 때문에 저 뒷산에 귀신이 왔다. 절대 가지 마라"
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다시 물어봤을 때 그제서야 입을 열더래요..
미친 아이가 산속에 끌려들어 간 날
미친 아이의 아버지는 자식을 나무 기둥에 묶어놓고
"니 버르장머리 고쳐질 때까지 여기다 묶어두고 매일 밥이랑 물만 주고 갈거다. 집승 새끼는 짐승처럼 살아라!"
라고 하며 그대로 산을 내려갔다고 합니다
가로등은 커녕 전기도 없던 시절에 산속은 코앞에 내 손바닥도 안 보일 정도로 깜깜했겠죠..
처음에는 혼자 소리 지르고 발버둥 치고 울다가 지쳐서 뻗어있는데..
귓가에서 나뭇가지 비비는 소리가 들렸데요.
자세히 들어보니까 뭔가가 자기한테 말을 하고 있더랍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 숨만 쉬고 있자니 목소리가 점점 또렷하게 잘 들리기 시작했는데
그 소리가...
"나 너 보러 왔다
느이 엄마 이제 너 보러 여기 안 온다
너 여기서 살아야 돼 그러다 굶어 죽어야 돼"
라고 갉작갉작대는 소리로 말하더랍니다.
미친 아이는 무서운 마음에 x발 x발 거리며 밧줄을 풀려고 용을 쓰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귀싸대기를 후려갈기는 것처럼 커지면서
"x발x끼야 내가 너 보러 왔다고 했잖아 고기 어딨어"
라고 했데요.
그러다 갑자기 옆에 있는 나뭇가지가 뚝 꺾어지면서 얼굴을 촥촥 긁더랍니다.
바람이 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누가 손에 쥐고 얼굴에 비벼댄 건지, 늦가을에 이파리 하나 없이 바싹 마른 나뭇가지에 얼굴이 피떡이 될 때까지 긁혔데요..
그만해라 그만해라 소리 지르면서 발버둥을 치는데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가면서 또 목소리가 들렸댑니다.
"고기 냄새난다
마을 사람들이 너 뒤졌다고 고기 굽는 갑다
아닌가?
너한테서 나는 냄새야
고기 어딨어?"
하고 말하는데 지금 옆에 있는 게 뭔진 몰라도 이대로 있다간 뜯어먹힐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데요.
그래서 목 졸려 죽을 각오로 몸통을 묶은 밧줄에 몸을 비비면서 밧줄 매듭이 있는 곳까지 몸을 돌려 이빨로 매듭을 물어뜯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그냥 말로 들은 걸 그대로 쓴 거라 어떻게 묶여있던건지 잘 모르겠네요)
근데 밧줄에서 굉장히 찝찔한 맛이 났데요
메주를 묶었던 밧줄이라지만 밧줄을 물어뜯는데 뜨뜻미지근한게 자꾸 흘러 나오더랍니다.
여튼 앞니가 흔들거릴 정도로 세게 짓이겨 씹으니 밧줄이 뚝하고 끊어졌데요.
그리고나서 도망을 치려는데 손발이 헛돌아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더랍니다.
기다시피 허우적거리며 팔다리를 휘젓는데 앞을 더듬거리더니 나무뿌리가 만져졌데요.
알고 보니 자기가 허우적 거린 게 앞으로 가고 있던 게 아니라 계속 땅을 파고 있던 거였데요.
그리고 목소리가 또 들렸댑니다.
"깊게 파라
거기가 너 잘 곳이다
좀 더 넓게 파라
같이 자자"
하면서 이번엔 사사사사삭 하고 뭔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데요.
그러다 밧줄이 툭 하고 어깨에 떨어졌는데 빗줄 끝이 입속에 들어왔데요.
뱉으려고 우억 거리다가 입속에서 '오독'하고 씹혔는데 그 찝질한 맛이 또 나더랍니다.
거의 구토하다시피 하며 뱉어내는데 어디서 장닭이 꼬끼오 하고 우는소리가 들렸데요.
그래서 미친 아이는 '여기서 닭장까지 멀지 않은가 보구나' 하고
앞에 나뭇가지에 부딪히고 나무뿌리에 걸려 구르면서 무작정 산을 내려가는 방향으로 달렸더랍니다.
그때 등 뒤를 뭔가 채찍처럼 철썩철썩 하고 후려갈겼데요.
그리고 뒤에서 또
"이 x발x끼야 날 그리 물어 뜯었으면 니 살가죽도 내놔!!!"
하면서 뭔가 사사사삭 쫓아오는 게 느껴졌답니다
목에서 피맛이 날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달리다 갑자기 앞으로 발랑 넘어졌는데 거기가 염소를 키우는 울타리 안쪽이었데요.
염소들이 자다가 큰소리에 놀라 미친 아이 주변에 모여드는데 미친 아이는 울며 빌며 염소 무리 속으로 기어들어가 쭈그리고 숨었데요.
그러면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아까의 그 목소리가 또 들리더랍니다.
"이 개x끼가 내가 발가락만 안 아팠어도 종아리를 물어뜯을 수 있었는데.."
라고 하더랍니다
새벽이 자나가고 하늘이 푸르스름해져 있었는데 동이 틀 때까지 울타리 밖에서 밧줄을 던져 넣으며 울타리 안쪽을 휘젓는 소리가 들렸데요.
그러다 염소 무리 사이에서 미친 아이를 쫓아오던게 뭔지 살짝 보였는데..
몸은 나뭇가지처럼 바짝 말라서 뼈가 흉하게 도드라져 나오고
눈은 시커멓게 뻥 뚫린 것처럼 움푹 파여서 눈꺼풀 없이 안쪽에 눈알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데요.
그리고 입이 얼굴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이빨이 정말 컸더랍니다.
하여간 그렇게 염소 울타리 안에서 해가 뜨고 할아버지가 올 때까지 숨어있었데요.
타 사이트 유저 추측으로는 귀신(죽은 사람 영혼)보다는 요괴 야구자 같다고 하네요.
전승에 있는 야구자 모습이랑 여기 나오는 귀신이랑 생김새는 다르지만요.
출처: https://www.dmitory.com/index.php?mid=horror&category=247800&document_srl=12588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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