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괴담이야기
[괴담] 마귀굴2 본문
돌담길에 접어든 저는 그제야 객기를 넘어선 두려움에 온갖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고 그전까지도 들렸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소리.. 뱀이 내는 소리와 천식 환자의 쇳소리가 섞인듯한 소리가 돌담 너머로 들려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바람 소리려니 했던 저는 계속해서 돌담길을 나아갔고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바람이 몰아치는 것과 상관없이, 파도가 철썩이는 것과 상관없이 들리는 별개의 소리라는 것과 또한 거기에 돌담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까지 더해졌다는 것을 말입니다.
두려움에 얼어붙은 저는 그 순간 오싹한 느낌과 함께 돌담길 저편에서 검은 형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헐레벌떡 선장님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 이외에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날 밤 저는 그 '마귀굴'이 내는 소리를 밤새 들으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뜬눈으로 덜덜 떨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은 약해졌고 파도도 부드러워졌으며 기괴한 소리도 더는 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저, 그리고 선장님의 아내분 셋이서 모래사장에 도착했을 땐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삼촌이나 나머지 두 사람의 발자국 조차도 말이죠. 선장님의 아내분은 한숨을 내쉬며 '마귀굴'이 잡아갔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선장님의 아내분 말씀에 의하면 이 섬에는 옛날부터 '마귀굴' 혹은 '마구굴' 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고 하셨습니다.
그것들은 사람을 해치는 존재로 사람과 비슷한 형태에 어두운 바다에서 올라오며 돌담 너머를 배회한다는 것과 돌담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마을 전쳉에 있는 것도 다 '마귀굴'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모래사장을 뒤졌던 저와 아버지는 다시 선장님의 집으로 돌아갔고 선장님이 오시기까지 남은 날들을 집 안에서 보내야만 했습니다.
선장님이 다시 섬에 오시고 삼촌과 그 두 명에 대해 말하자 일단은 고흥군으로 다시 돌아가 실종 신고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일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삼촌의 실종 신고 이후 경찰과 같이 그 선장님을 찾으러 갔을 때는 선장님이 배를 그만 타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섬의 이름도 위치도 모르던 저희는 영영 그 섬을 찾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알려진 섬들을 몇 군데 방문해보았으나 높은 돌담이 보이는 곳은 한 곳도 없었고 더 알아낸 것이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는 경찰의 말을 끝으로 저와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삼촌은 실종신고 이후 사망처리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끔찍한 경험의 전부입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의 유품에서 삼촌과 찍은 사진을 못 찾았더라면 이 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나름의 조사를 해왔으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가끔 그 기괴한 소리와 돌담길을 헤매는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저는 그날 무엇을 보고 느꼈던 걸까요?
제가 10대였을 당시에 이미 나이 지긋하신 노인분들이 사시던 그 섬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 세상에서 '마귀굴'을 아는 사람이 저밖에 없을 것 같아 더 두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경험을 한 다음날 주웠던 것들의 사진을 첨부합니다.
전부 다음날 돌담길에서 주었던 것들이며 손톱은 악취가 심해 씻어서 보관했습니다.
더 기었던 손톱도 있었지만 이사를 하게 되면서 다른 상자 하나를 분실하는 바람에 남은 것은 저것뿐입니다.
아직도 저 많은 손톱들이 왜 돌담길에 떨어져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원본 출처: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mystery&no=92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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