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관리 메뉴

새벽의 괴담이야기

<괴담>응암동 지하실 사건(콘크리트 변사체) 본문

공포/괴담

<괴담>응암동 지하실 사건(콘크리트 변사체)

daengo 2020. 2. 29. 13:49
반응형

 

 

소규모 상점이 이마를 맞대고 있는 

서울 은평구 음암동 재래시장 옆의 한 골목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 지난달 17일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집에서 자꾸 사람이 죽어나간다더라'

 

인근 한 건물 지하에서

중년 여성의 암매장 사체가 발견되면서

비롯된 소문이었다

 

의문의 변사체를 확인한 경찰은 

먼저 그 지하실을 거쳐 간 세입자들과

건물주를 상대로 탐문에 나섰다

 

세입자들의 면면이 어느 정도 파악될 무렵

경찰은 소름이 돋는 듯한 전율을 느껴야 했다

 

지난 10년 동안 그 지하실을 거쳐 간 세입자 가운데

6명이 줄줄이 숨진 사실이 발견된 것

 

이번에 발견된 암매장 사체까지 포함하면

그 지하실과 관계된 사람이 모두 7명이나 죽어나간 것이다

 

과연 12평 남짓한 지하 공간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혹시 죽은 사람의 원혼이라도 

서려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세대 주택 건물주 장은수 씨(가명, 63)가 

별러왔던 지하실 개조 공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9월 중순께

 

그동안 주로 소규모 공장으로 사용되던 지하실은

지난 6월 마지막 세입자가 나간 뒤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장 씨는 이 참에 지하를 깨끗한 원룸으로 

개조해 세를 놓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서는 빈 방만 있던 지하에

화장실을 마련하는 것이 급했다

 

마침 지하로 통하는 계단 아래에는

한 평이 조금 안 되는 삼각형 모양의 

작은 창고가 있었다

 

지난 9월 17일 오전 공사가 시작됐다

 

인부 한 명을 고용해

창고를 화장실로 개조하는 작업을 하던 장 씨의 눈에

어색하게 튀어나온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왔다

 

높이 60cm, 길이 40cm, 폭 1m 가량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가뜩이나 좁은 창고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 씨와 인부는 해머드릴을 이용해

콘크리트 더미를 깨버리기로 했다

 

돌을 깨는 기계음이 얼마간 계속되자

난데없이 쉬파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콘크리트에 구멍을 내면서 퍼져 나온 

역한 냄새는 예사롭지 않았다

 

게다가 5인치짜리 블록에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구조물은

여간 두꺼운 게 아니었다

 

집주인 장 씨는 커다란 선풍기를 가져다주며

작업을 독려했지만 냄새가 지독하기는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연방 이상하다며 불안해하는 인부를 도와 

콘크리트 덩어리를 깨던 장 씨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발견된 것은 바로 그때

 

겹겹이 비닐에 싸여 있던 그 물체는 

다름 아닌 겨울 점퍼 차림의 여자 시체였다

 

소스라치게 놀란 장 씨와 인부는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가 돼서야 

콘크리트에 짓눌린 시체를 꺼낼 수 있었다

 

좁은 공간에 시체를 구겨 넣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그대로 부었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죽은 지 여러 해가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는

정상적으로 부패하지 못하고 마치 미라처럼 

바싹 말라 굳어 있었다

 

두꺼운 콘크리트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얼굴도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사체를 발굴한 경찰은 일단 신원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다른 한편으론 지하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들과

집주인을 사대로 수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경찰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92년 건물이 신축된 이래 지하를 거쳐간 

5명의 세입자와 9명의 종업원 등 14명 가운데

6명이 줄줄이 죽었다는 것이다

 

원래 이 집터에는 문구점이 있는 

단층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3층 다세대 주택이 새로 들어선 것은

지난 92년 1월

 

그때부터

지하와 1층은 소규모 공장이나 일반 상가로 이용됐고

2~3층에는 가정집이 입주했다

 

지하에 가장 먼저 세 든 사람은 정동한 씨(가명, 사망 당시 56세)

 

92년 5월 전세 1천3백만 원에 입주한 정 씨는

'J라사'라는 이름으로 양복 재단 공장을 시작했다

 

그럭저럭 유지됐던 그의 공장은 

입주한 지 두 해가 지난 94년부터 휘청거렸다

 

그의 딸에 따르면 당시 정 씨는 주변 사람에게

1억 원짜리 빚보증을 서 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잘못돼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정 씨는

94년 6월 공장을 그만두고 

대전의 한 기도원으로 요양을 떠났다

 

그로부터 3개월 뒤 

갑작스레 목매 자살하면서 

그는 이 건물 지하를 거친 첫 번째 사망자로 기록됐다

 

정 씨 다음으로 지하층을 임대한 사람은

김문호 씨(가명, 사망 당시 51세)

 

원래 김 씨는 전 세입자 정 씨가 재단 공장을 운영할 때

그의 밑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종업원이었다

 

그런데 정 씨가 갑자기 기도원으로 내려가자

얼떨결에 공장 운영을 맡게 된 것이다

 

기도원으로 내려가기 직전 정 씨는 김 씨에게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전세금 1천3백만 원 가운데 9백만 원은 내 부인에게 전해주고

 나머지 4백만 원은 당신이 가져라"

 

라는 말을 남겼다

 

정 씨에게 얼마간 받을 돈도 있었던 김 씨는

이를 근거로 당시 집주인 박아무개 씨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나는 돈이 없으니 당신이 세를 놓아서

 다음 세입자에게 받든 지 하라"

 

라며 김 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결국 김 씨는 2년 만인 지난 96년 9월에야

새 세입자 이성자 씨(가명, 여, 47)를 통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그 역시 지난 2001년 3월 암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김 씨의 뒤를 이어 지하에 입주한 이 씨는 

스웨터용 털실 공장을 운영했다

 

약 2년쯤 공장을 운영하던 이 씨는 

수지가 맞지 않자 98년 들어 공장을 거의 

놀리다시피 했다고 한다

 

같은 해 9월 지하실은 네 번째 세입자인

한성훈 씨(가명, 50)에게 넘어갔다

 

옷 가게를 운영하던 한 씨는 보관창고로 지하를 활용했다

 

한 씨와 세 번째 세입자 이 씨는 

내연 관계였다는 게 경찰의 귀띔

 

지하실의 마지막 세입자는 김도경 씨(가명, 40)였다

 

지난 99년 3월

보증금 2백만 원 월세 20만 원에 입주한 김 씨는

종업원 9명을 두고 스웨터 옷감 공장을 운영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종업원 가운데 한 명이었던 홍아무개 씨가

지난 2000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더니

지난해에는 신아무개 씨가 간암으로,

이아무개 씨가 폐암으로 차례로 병사한 것이다

 

올 5월에는 급기야 세입자 김 씨의 친구이자 종업원이었던

최아무개 씨 마저 당뇨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집주인과 세입자들을 상대로 한 탐문수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영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물론 이번에 발견된 변사체의 죽음과 

다른 지하 입주자들의 사고사나 병사를

결부시킬 만한 근거는 없는 상태

 

한지만 단지 우연으로 돌리기에는 

이들이 연이어 당한 액운이 너무 공교롭기 때문이다

 

같은 지하실에 입주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죽어 나간 사실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소문처럼 변사체 여인의 원혼과 

이들의 죽음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묘한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

 

사건을 둘러싼 무성한 추측들은 

또 하나의 괴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