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괴담> 불침번을 서는 이유

때는 바야흐로 약 40여 년전 정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쟁이 끝나고 이제 갓 국가체제를 만들어 나가고 군대의 전력 또한 보강하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시절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남한과 북한에는 서로의 정보와 기밀시설 폭파 등을 위한 공작원들이 내려오던 시절입니다

 

이 이야기는 강원도 모 부대에서 생겼었던 일이랍니다

 

이 부대는 강원도에서도 후방에 위치해 있어 적으로의 습격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후방과 같은 지역이었습니다

 

뭐 그 당시에는 전투능력이나 감시체계가 지금처럼 튼튼하지 못하다 보니 후방으로 침투하나 전방으로 침투하나 비슷했기 때문에 무장공비 침투의 전후방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아무튼 그날도 어김없이 군부대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일과를 마친 후 취침시간이 되어 당직 근무자와 불침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잠에 들었습니다

 

워낙에 인적이 드물고 아늑하다고 느낄 정도의 위치에 있었고

 

영외 부대였기에 지휘부에서의 순찰로부터 매우 자유로웠던 곳이었기에 그날 밤은 더 고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 3시 정도가 되자 당직을 서던 당직사관이 잠에 들었고

 

불침번 또한 자기를 감시하는 당직사관이 잠에 드니 잠시 눈 좀 붙였다 떠야지 하고 자기 자리에 누워서 잠깐 눈을 붙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리에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 와서 누군가 하고 눈을 떴는데..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고 합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불침번을 제외한 전 중대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불침번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장공비가 내무실에 들어와서 빠른 시간 내에 내무실에 잠자고 있던 병사들의 숨을 끊기 위해서 칼로 목을 베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불침번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목선을 따라 목만 그었던 칼이 불침번의 발목을 그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불침번을 서던 사람은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그의 몸을 지탱해주던 두 다리와 사랑하는 전우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군에서는 불침번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때부터 당직 근무를 설 때에 당직사관과 불침번 두 명이 설 때 일어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당직 부사관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남들 잘 시간에 깨어 있다는 것이 때론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에는 불침번에게 전우들의 소중한 목숨이 달려있다는 큰 교훈을 주는 일화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