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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괴담이야기

고시생이 안경을 주운 후 일어난 무서운 일 3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본문

공포/네이트판 소름글

고시생이 안경을 주운 후 일어난 무서운 일 3 (네이트판 레전드 소름글)

daengo 2020. 4. 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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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재빨리 뛰어가 마이 레슨이 있는 강의실에 도착했어

 

그런데.. 헐 이런

 

이미 수업 시작 했음..

 

그래도 강의하는 교수님들이 30분 수업이어도 가끔 수업 자체는 조금 늦게 하는 경우도 있어서 희망을 걸어봤는데..

 

역시나 였음.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ㅠㅠ

 

진짜 내가 어쩌다 수업까지 놓치고 이 꼴이 되었나 하는 한없는 자괴감의 호수에 다시금 퐁당 빠짐...

 

진짜 어제부터 계속 정신 놓고 살고 이러다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

 

원래 사람은 작은 거 하나만 보아도 미래를 알 수 있는 법이라 했는데.,.

 

될 성 싶은 사람은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안 보이고

 

제3자가 보았을 때 안 될 사람은 그냥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보여서 저 사람은 안 될 사람이네가 보인다는데...ㅠㅠ

 

지금의 내 모습은 제3자가 아닌 나 자신이 봐도 안 될 놈이었어..ㅠㅠ

 

너무 슬퍼서 또다시 확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오락실에서 다음 수강시간까지 시간이나 때우다가 올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오락실 잠깐 갔다가 일이 계속 꼬인 것이기에 오락실은 안 가기로 했지..

 

작은 거 하나에서 승부는 결정되는 법

 

자습을 하기 위해 빈 강의실로 들어갔어

 

빈 강의실에 들어가 불을 켜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자습을 시작했지..

 

책을 펼치니 아놔 ㅠㅠ 자괴감이...

 

지금쯤 진도 여기 나가고 있을 텐데

 

교수님 수업과 함께 진도를 나가야 되는데 돈을 내놓고도 학원에서 왜 나는 나 혼자 이러고 있다니..

 

갑자기 슬픔이 말려들음 ㅠㅠ

 

나 혼자 책보고 진도 나가려니 지루하더라고..

 

교수님과 함께라면 훨씬 더 쉽게 재미있게 머리에 쏙쏙 들어올 텐데..

 

비싼 수업료 내고 대체 내가 이게 무슨 꼴이야..

 

아놔...

 

에혀 미치겠다..

 

역시나 나레기 답게 공부는 안 하고 이딴 생각을 하고 앉아 있네..

 

다들 잘 알겠지만 공부라는 게 집중하면 안 졸려

 

그러나 딴 생각을 하면 졸리고..

 

학창시절에 선생님 수업에 집중하면 안 졸리지만 듣다가 뭔가 잡념의 딴 생각들을 펼치는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졸게 되는 경우 있었을 거야..

 

그래서 잡념을 쫓고 집중하면 그다지 졸리지 않거든

 

근데 이게 머리로는 아는데..

 

막상 실천하려면.. 에휴.. 나레기...

 

그냥 포기하고 잠깐 안경 벗어 놓고 눈 좀 붙이려 했음..

 

책을 펼쳐 푹신하게 깔아 놓고 그 위에 머리를 두고 자려는 순간

 

?!

 

뭔가 시x 갑자기 겁나 섬뜩한 거야..

 

문득 어제 꿈이 떠오르고...

 

집 방 안도 아니고 이런 빈 강의실에서 만약 어제처럼 회색의 방 안에 갇히는 그런 꿈을 꾸게 된다면??

 

???

 

뭔가 갑자기 상당히..는 아니고 살짝 오싹해졌음...

 

그렇잖아 밤도 아니고 오전 11시쯤

 

(한 창 쨍쨍할 때에다가 사람도 겁나 많은 학원인데 별로 겁은 그렇게 많이 나진 않음)

 

그래서 이대로 잠을 자느니 세수라도 해서 잠을 쫓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안경을 쓴 뒤에 강의실 밖으로 나왔지..

 

복도엔 아무도 없고 화장실에 가보니 역시 화장실에도 아무도 없었어..

 

하긴 수업 시간이 재수생들처럼 이른 아침 7시, 8시 이런 때에 있는 것도 아니고

 

널널한 타임 10시 반인데 그거에도 늦어서 이렇게 혼자 빌빌대는 놈은 나밖에 없겠지..

 

차라리 수업 못 들어가면 밑에 오락실이나 피시방에서 시간이라도 때우고 올 텐데

 

자습하겠답시고 여기서 청승맞게 이러고 있는 것도 나 뿐일 거고..

 

에휴

 

뭐냐 진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울 속의 한심한 나에게 말했어..

 

"뭐냐? 넌 진짜... 아오"

 

한 번 나 자신을 향해 화풀이를 하고는 안경을 벗고 세수를 어푸어푸 했음..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자 시원하면서도 뭔가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나더라고..

 

슬슬 이 정도면 됐겠지 느끼며 물을 끄고 물기를 손으로 좀 닦아낸 뒤 고개를 들었어

 

어?

 

??

 

거울에 아무도 없었어..

 

??

 

잠깐

 

뭐야 이거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내가 시력이 나쁘니 세수하다가 시야가 좀 흐려진 채 봐서 그런가 싶어가지고

 

고개를 다시 숙이고 아까 세수하느라 잠깐 벗어놓은 안경을 집어 들었어..

 

??

 

안경은 안경이었다

 

안경은 그냥 똑같았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경'만' 정확하게 그대로였어

 

안경'만' 변화가 없더라고..

 

고개를 들어서 다시 한번 봤지..

 

화장실엔 아무도 없고 거울 속에선 아무것도 비쳐지 않았어..

 

거울에 아무도 없는 건 그건 별거 아니었어..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 것보다

 

그때 나를 더욱 오싹하게 했던 건..

 

이 화장실 전체의 풍경이 어제 꿈속에서 봤던 그 회색의 내 방과 똑같은,

 

모두가 빛이 없는 회색이었어..

 

아니 시x 잠깐만..

 

지금 오전 11시쯤인데?

 

사람도 많은 공공장소 건물인데?

 

이게 말이 돼?

 

원래 이런 일은 아무도 없는 후미진 곳에서 으스스한 늦은 시간에 벌어지는 거 아냐?

 

이게 말이 되냐고

 

이게 꿈 인가 현실인가..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고...

 

 

 

-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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